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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듣는 동안
빗소리 듣는 동안 안도현 1970년대 편물집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맛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삶은 때로 머리채를 휘어 잡히기도 하였으나 술상 두드리며 노래 부르는 시간보다 목 빼고 빗줄기처럼 우는 날이 많았으나 빗소리를 모아 둔 비 온 뒤의 연못물은 젖이 불어 들녘을 다 먹이고도 남았네 내 장딴지에는 살이 올라 있었네 먼저 ‘편물집’이 어떤 곳인지 설명이 필요하겠네요. ‘편물집’ 혹은 ‘편물점’이라는 간판을 보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기 때문입니다. ‘뜨개점’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되겠네요. 편물집은 뜨개옷이나 뜨개 장갑 등을 전문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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