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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歌客)
송재학 그는 강을 건넌다 이번에 아내를 데리고 올 건가 몇 년 만에 그는 뼈마디 썩는 깊은 병을 안고 돌아온다 강은 범람을 넘보며 검붉은 혀를 널름거린다 절망만이 부적처럼 보이자 누군가 신발을 벼랑가에 벗어두고 몸을 던진다 집 없는 여자가 아이를 버리고 유곽으로 숨어버린 해 상류의 비로 강은 범람한다 경전을 안고 벼랑에 절이 세워진다 다리를 자르고 그는 경을 읽는다 말은 사라지고 광기에 매달리는 오랜 가뭄 사람들은 소를 잡아 피를 뿌린다 절을 불태우며 그를 붙잡는다 이미 제 목을 친 그의 노래를 푸른 달빛 속에서 듣는다 노래는 밤을 삼킨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도, 분명한 인과관계의 논리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소설과 같은 어떤 서사적 정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흔히 서사적인 서정이란, 일정한 서사의 정황을 갖고 있으면서도, 중심 맥락은 어떤 정서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이 시에서 ‘그’라는 인물은 상당히 파란만장한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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