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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요짜요(소설 가작)
짜요짜요 곰팡이였다. 유난히 색이 예쁜 멍인 줄 알고 가만 놔뒀던 며칠 새 곰팡이는 제법 더 피어 있었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한참동안 겨드랑이를, 흐드러진 곰팡이꽃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입을 벌렸다. 아아, 빠아? 아빠아……. 오소소 소름 돋은 혓바닥이 치열을 포근히 쓰다듬었다. 수줍음을 못다 감춘 목소리가 주황빛 화장실을 명명히 울렸다. 몇 년 새 훌쩍 커버린 날 보고 깜짝 놀란 곰팡이는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이윽고 꿈틀, 화답했다. 그 느낌이 너무 간지러워 나는 하얗게 이를 보이며 웃고 말았다. 엄마 엄마는 눈물이 많았다. 겨울비가 억셌던 어느 십이월, 뱃속에 내가 들어찼다는 의사의 말을 들은 후론 더 자주 울었다. 내 발길질이나 어설픈 맨손체조에도 금세 울먹이는 엄마를 위해 나는 태아 시절 내내 조금 덜 움직이고 조금 더 많이 자야 했다. 나만의 세포를 갖게 된 지 스물다섯 주 만에 남을 배려하고 나를 다스리는 법을 깨친 셈이었다. 태아보다 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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