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 내 취향을 맡겨도 될까… 알고리즘이 만든 ‘취향의 감옥’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숏폼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취향에 맞는 영상이 화면을 채운다. 음악을 들을 때는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가 추천되고, 영상을 볼 때 는 이전에 본 콘텐츠와 비슷한 영상이 이 어진다. 이처럼 무엇을 보고, 듣고, 살지 고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알고리즘 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속 선택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하는 방 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음 악을 찾거나 옷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비 교하며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와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시스템이 보 편화되면서 이용자의 클릭 패턴과 검색 기록, 콘텐츠 이용 시간 등을 분석해 관 심사에 맞는 정보를 빠르게 제시하고 있 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대학생들 은 정보 탐색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자연 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류원빈(무역학과·23) 학우는 “과제나
운동을 할 때 알아서 분위기에 맞는 음악 을 틀어주니 직접 검색할 필요가 없어 훨 씬 효율적”이라며 “알고리즘은 이제 일 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도구”라고 말 했다.
하지만 이처럼 편리한 알고리즘의 이면 에는 정보 편향과 같은 부작용도 존재한 다. 대표적인 사례로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있다. 이는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과거 행동과 검색·클릭 이력 등을 바탕으로 선호할 만한 정보만 선별 해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그 결과 새로운 정보나 다른 관점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 이 과정에서 정보 편식과 편향이 심화돼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도 나온다.
이처럼 자신의 선호와 일치하는 콘텐츠 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개인의 취향은 넓어지기보다 오히려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소비를 넘어 정치·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 을 미쳐 특정한 편향을 강화할 수 있다.
이인서(아동학부·26) 학우는 “피드에 계속 비슷한 주제나 자극적인 숏폼만 떠 서 재미없고 앱을 끄고 나면 남는 게 없 는 느낌”이라며 “내가 선택해서 보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의 굴레에 갇혀 조종당 하는 것 같아 가끔 답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우리는 알고리즘의 편리함을 누 리면서도 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 는 ‘디지털 주체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 하다. 맞춤형 피드에만 의존하기보다 평 소 접하지 않던 장르의 음악을 듣거나 무 작위로 책을 골라 읽는 등 ‘우연한 발견 (Serendipity)’의 기회를 스스로 찾을 필 요가 있다. 추천 피드가 제시하는 익숙한 정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직접 탐색 할 때, 우리는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자신 만의 취향과 판단을 만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