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초저가 해외직구, ‘물류 시스템 과부하’ 우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C-커머스)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해외직구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앞세운 C-커머스의 성장으로 소비자의 구매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국내 물류 시스템의 부담은 날로 가중되는 모양새다.
해외직구 확산의 핵심 배경으로는 단연 '가격 경쟁력'과 '이용 편의성'이 꼽힌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유통 구조를 통해 중간 마진을 없앴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간편한 주문 방식이 소비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대학생 소비자들 역시 해외직구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국립군산대학교 재학생 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직구 이용 경험 및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94%가 "해외직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된 이용 이유로는 '저렴한 가격'이 1위를 차지했으며, '다양한 상품', '할인 및 이벤트 혜택'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해외직구 물량의 폭증이 기존 물류 구조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물류 시스템은 컨테이너와 팔레트 단위의 대량 화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유닛 로드 시스템(Unit Load System)'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반면 해외직구 화물은 규격화되지 않은 소형 상품이 개별 유입되는 '소형·다빈도' 형태가 주를 이뤄, 개별 데이터 처리와 분류, 검수 인력이 필수적이다. 동일한 물량이라도 작업 과정이 복잡해 기존 시스템에 엄청난 과부하를 초래한다.
특히 특송 물류 및 통관 구간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지난달 KBS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해상 특송 물량이 집중되는 평택세관의 특송 화물 반입 건수는 지난해 약 3,700만 건을 기록하며 6년 새 25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장비와 인력 확충은 더뎌 판독 요원 1인당 하루 평균 1만 3,000건 이상의 물품을 검사하는 등 업무 부담이 임계점에 달했다. 이러한 물류 병목 현상은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져, 국립군산대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5%가 "배송 지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C-커머스의 공습은 국내 유통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이 쏟아지며 국내 유통업체와 소상공인은 가격 경쟁 압박에 내몰렸고, 생활용품·잡화·의류 등에서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국 e커머스 플랫폼 국내 진출 대응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C-커머스 확산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무려 96.7%에 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거시적 문제 인식과 실제 소비 심리 사이에는 큰 온도 차가 존재했다. 국립군산대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국내 물류 마비 우려나 소상공인 타격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를 계속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국내 물류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초저가'라는 유인이 소비자의 가장 강력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