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노래 부르는 곳, 몽골 3

종머드 초·중학교와 유치원, 울란바토르에서의 모든 과제를 마친 후, 해외봉사활동의 마지막 종착역은 테를지였다. 테를지는 ‘테를지드’라는 토박이 여인의 이름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그 여성의 미모는 상당했다고 하는데 테를지의 자연 경관은 과연 그 명성만큼이나 정말 아름다웠다. 높고 푸른 하늘을 찌를 기세로 우뚝 솟은 바위산이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끝없이 넓고 파릇파릇한 초원에서 몽골의 대표 가축들이 뛰어 놀고, 몽골의 전통가옥인 게르가 초원위에 아기자기하게 분포되어 있다. 테를지는 몽골 중에서도 높은 해발고도에 있어서 마치 구름이 잡힐 것만 같고, 밝디 밝은 ’슈퍼 문(Super Moon)’이 인공조명 없는 몽골의 드넓은 초원을 하얀 빛으로 채워주어 마치 꿈 속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보기만 해도 행복한 그곳, 테를지의 절경은 결코 잊을수가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들은 도저히 화질좋은 카메라로도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로 풍경을 찍다가도 다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오직 자신의 눈으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절경들을 담아가기 위해 몇 분 동안 멍하니 서 있었던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몽골은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기마민족으로써 말을 잘 탄다. 더군다나 자유롭게 소나 말을 그냥 길거리에 방목도 하니 그 만큼 말과 인간과의 관계가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를지에서 둘째 날 우리 단원과 인솔자 선생님 모두 다 함께 말을 타고 숲 속을 지나고 강물을 지나며 광활한 초원을 달렸다. 상쾌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온통 초록색인 자연을 거침없이 달리는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츄”라고 하며 엉덩이를 치면 말은 리듬을 타며 달렸고, 단원b모두가 말을 타고 초원을 뛰고 강을 건너니 몽골 사진의 한 장면 같아 멋있기도 하였다. 개울을 건너고 초원을 달리고, 이것이야말로 맛보고 눈으로 보던 몽골을 몸으로 직접 느낀 하루라고 할 수 있겠다. 승마체험을 통해 우리 단원들의 사기를 고양시킨뒤 테를지에서 가장 잊지 못할 밤이 찾아왔다. 바로 게르의 여행객들을 관중으로 모셔 우리 단원들이 문화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이는 일정에도 없었고, 정말 즉흥적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사실 문화공연을 종머드 초·중학교에서밖에 못했던 아쉬움과 우리가 연습했던 것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섭섭한 마음이 강했었기에 우리 모두 외국인들을 앞에 두고 문화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렜다. 그래서 우리 단원들은 음향시설도 조명도 없는 경사진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서 즐겼다. 물론 우리가 뛰어나게 문화공연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외국인들이 너도 나도 자신들의 휴대폰을 들어 동영상을 찍고 “앵콜”을 외치며 우리 단원들에게 힘을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열렬히 환호해줬던 외국인들의 반응에 힘입어 외국인들과 우리 단원 모두가 어우러져 ‘강남스타일’을 함께 춤추며 소통했다. 이날 우리는 국경을 넘은 열정을 불태웠기에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가장 멋진 밤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 3기 해외봉사단의 마지막 여정지인 테를지, 체류했던 기간이 가장 짧았지만 그 색깔이 굉장히 짙게 기억되는 곳이다. 특히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을 보며 보낸 시간은 영원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앞으로 한국에서 밤하늘을 보게 된다면 그날의 그 시간을 매번 회상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곁을 항상 지켜주며 우리의 말과 손이 되어주신 통역사 분들 역시 우리가 부담없이 ‘몽골’에 적응해 줄 수 있게 도와주었고 덕분에 ‘몽골’이라는 곳의 인식을 좋게 해주셨다. 몽골의 순수한 아이들 못지 않게 너무나 순박하신 통역사 분들 덕분에 우리는 걱정없이 ‘몽골’을 즐길 수 있었다. 그분들이 해주신 양고기를 비롯한 몽골 음식들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특히 마지막 날 35명의 소중한 단원들과 인솔자 선생님들, 단장님, 통역사 선생님들까지 정자에 옹기종기 모여 12박 14일의 짧고도 긴 봉사의 마침표를 찍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에 우리는 어느 사람과 견줄 수 없을 정도의 너무나 든든한 친구를 얻어갔다. 우리는 그때, 벌써부터 ‘몽골’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처음 출국날 서로 와이파이가 되는 곳을 찾아다니며 휴대폰을 켰다 껐다 했었다면, 하루 하루 지날수록 우리 단원들은 휴대폰을 가방 속에 넣어두거나 충전조차 안하고 오직 서로에게 집중했다. 우리는 그렇게 ‘몽골’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귀국날이 돌아왔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온 후 긴 수면 끝에 엄청난 허전함과 공허함이 물밀듯이 나를 덮쳐왔다. 아무것도 그것을 채울수가 없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 모두 너무나 행복한 꿈을 오래 꿨다고. 결국 우리는 다시 현실에 익숙해져 갔고 어느새 몽골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2014년의 여름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 몽골 Tip 5 호쇼르

   
 
몽골의 전통 음식인 호쇼르는 한국의 튀김만두와 비슷한 형태이다. 속은 주로 양고기가 들어가나 요즘은 만두호쇼르, 김치호쇼르 등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호쇼르는 우리 단원들이 봉사활동 기간에 함께 지낸 통역사분들께서 실력발휘를 해서 직접 만들어 주셨다. 맛있는 향과 먹음직스런 모양새에 끌려 먹게 되지만 2개 이상 먹게 되면 김치가 생각나는 음식이다.^^;;

 

* 몽골 Tip 6 양고기

   
 
몽골은 넓은 땅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목초지로 이루어져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쌀이나 채소, 과일 등을 대부분 수입을 하고 광활한 목초지에서 말과 양, 소를 키우는 목축산업이 발달해 양고기와 유제품류가 활발하게 생산된다. 양고기는 몽골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양고기라는게 한국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었다. 양고기 특유의 비린 맛이 있는데, 그 맛은 개고기와 비슷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