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쓰레기통
▲디지털정보관에 위치한 쓰레기통 / 촬영 : 권태완 기자 |
새 학기가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벌써 학교에 익숙해져서일까? 지난달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학교의 불편한 점들이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한다. 박병훈(IT정보제어공학·3) 학우는 요즘 이와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며 인터뷰에 응해왔다. 박병훈 학우는 사소할 수 있는 문제지만, 교내에 특정 건물을 제외하곤 쓰레기통이 있지 않아 장시간 쓰레기를 손에 들고 다녀야 하는 게 불편하다며 아쉬움을 말했다.
예전부터 학우들의 이동이 겹치는 구간에 쓰레기통을 설치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은 줄곧 나왔었다. 한 때 총학생회의 공약에도 포함될 정도로 많이 공감하는 문제였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에선 어떻게 생각할까, 교내 환경 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총무과의 고영길 선생님과 김일중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맡으신 업무가 ‘본부청사관리 및 미화 업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교내 건물 전체에서 나오는 전반적인 쓰레기들을 수거하고, 분리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내에는 총 28분의 무기 계약직 분들이 계시는데, 각자의 구역을 맡아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고 분리수거를 하면 시청 쓰레기차에서 수거를 하는 방식입니다.
Q. 교내에 쓰레기통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세요.
A. 기본적으로 각 단대, 학생회관, 본부 같은 건물 내부에 쓰레기통이 모두 비치되어 있습니다만 그 외의 학우 분들이 불편하다고 말씀하셨던 건물 외부에는 비치되어있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건물 외부에도 쓰레기통이 있었다고 하는 의견이 있는데, 5년도 더 된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Q. 쓰레기통이 주변에 없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우들이 많은데, 추가 설치가 가능할까요?
A. 쓰레기통을 비치하는데 큰 문제 중 하나가 분리수거입니다. 예전에는 시청에서 쓰레기를 수거할 때 한 번에 모아서 수거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리수거가 되어있는 쓰레기만 수거해가기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교내에 설치한다면 쓰레기통을 여러 개 비치해서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 같습니다.
Q, 쓰레기 분리수거가 많이 안 되는 편인가요?
A. 네, 그렇습니다. 지난 축제 때도 분리수거 팻말이 적혀있음에도 전혀 되지 않아, 쓰레기를 전부 모아서 풀어헤친 뒤 다시 분리수거를 해 많은 인력손실을 겪었습니다. 또한, 건물 내의 쓰레기통에서도 분리수거가 잘되지 않아서 두 번씩 일하고 있습니다. 건물 외부에 쓰레기통을 비치했으면 하는 학생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지금 비치되어있는 쓰레기통에서조차 이렇게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다면 아마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학생들이 쓰레기통 문제에 관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비치되어있는 쓰레기통조차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쓰레기통을 추가적으로 비치할 수는 없다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만약 분리수거가 잘 되어 청소하시는 분들의 업무량이 줄어든다면 건물 외부로 활동반경을 넓혀 추가적인 쓰레기통 비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무과에서는 건물 외부에 쓰레기통을 놓는 것은 쉬우나,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건물 외부 쓰레기통의 비치에 대해서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하지만 위 학우의 인터뷰 내용처럼 학우들이 겪는 불편함의 목소리 또한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건물 외부 쓰레기통 문제, 학교 측에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