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어두운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노랑, 빨강 알록달록한 봄옷이 거리를 가득 채우는 봄이 왔다. 봄내음을 맡으며 하나둘씩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 가족의 오순도순 행복한 웃음소리와 연인들의 발맞춰 걷는 소리가 봄이 오는 소리에 박자를 맞춘다. 이렇게 따스한 봄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꽃축제에 다녀오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주변의 봄꽃축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벅찬 생명의 환희! 여수 영취산진달래축제

   
 
매년 4월이 되면 벚꽃에 뒤이어 진달래가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데 그중 영취산 진달래가 곱기로는 제일로 꼽힌다. 영취산 진달래는 고만고만한 진달래 수만 그루가 촘촘하게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 중의 하나인 전남 여수시 영취산은 매년 4월 초순경 진달래축제를 연다. 이번년도 축제시기는 4일부터 6일으로, 흥국사를 옆으로 하고 등산로를 30분 가량 올라와서 보게 되는 영취산 자락은 분홍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진달래꽃이 만개한다. 진달래꽃밭 사이에서 각종 행사도 벌어지는데, 축제 기간에는 축제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산신제를 비롯해 등반대회, 진달래아가씨 선발대회, 사진촬영대회 등의 행사와 풍물굿과 남도민요, 창극 등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축제장 옆에 향토 먹을거리 장터도 열린다. 함께 둘러볼 곳으로는 ‘이 절이 흥하면 나
   
 
라가 흥하고, 이 절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염원을 담아 지눌이 창건한 사찰, 흥국사가 있다.

 

 

 

튤립, 바다 그리고 꿈과 희망이 함께하는 축제! 신안튤립축제

   
 
섬 전체가 모래로 이루어진 전남 신안군 임자도.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도 사막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바로 이곳에 3만5천 평 국내 최대 규모에 색깔과 모양이 다른 튤립이 무려 500만 송이나 있다. 이 곳 에서는 매년 4월에 튤립축제가 열리는데, 이 축제는 여객선을 타고 이동함에도 불구하고 2008년 처음으로 개최된 1회 축제 때부터 이국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이 찾아왔다.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신안 임자도에서 열리는 제 7회 신안튤립축제에는 축제의 전망을 한눈에 관망하는 풍차전망대, 아열대식물과 다육식물을 전시하는 해변유리온실, 유리 튤립꽃밭을 만들어놓은 유리조형물까지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다. 또, 이 기간에는 말을 타고 튤립 꽃밭을 돌아볼 수 있는 승마 체험, 튤립 따기 체험과 모래 해변 마라톤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다.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서 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도 있다. 축제 기간에는 선착장과 축제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원이다.
   
 
함께 둘러볼 곳으로는 튤립 축제장 인근에 자리한 대광해수욕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모래사장이 가장 긴 해변으로 유명한 이곳은 모래밭 한가운데 개펄지대가 따로 있어 독특하다.

 

 

 

마음을 달뜨게 만드는 은은한 복사꽃 향기, 영덕 복사꽃 큰잔치

   
 
매년 봄이 되면 그렇듯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 바로 영덕이다. 특히 황장재를 지나 굽이굽이 오십천 물길을 따라 지품면까지 이어지는 길목은 온통 복사꽃 세상이다. 감미로운 봄바람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달밤에 저 혼자 흐드러지게 피어난다는 복사꽃. 4월 중순 경이면 수줍음 많은 그 꽃이 오십천 일대를 제 얼굴처럼 발그스름하게 물들인다. 눈에 들어오는 산과 들, 그 사이에 둥지를 튼 소박한 산골마을 모두가 연분홍 물결로 넘실거린다. 이번년도에는 영덕에서 복사꽃 큰잔치가 4월 17일에 열린다.
   
 
잔치라는 이름 그대로 영덕군의 9개 읍면 군민들 모두가 참여해 개최되는 축제 기간에는 전야제 행사로 복사꽃아가씨 선발대회를 비롯해 민속놀이대회, 전통혼례 시연, 복사꽃 사진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함께 둘러볼 곳으로는 옥계계곡이 있다. 이 계곡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모양새가 독특한데, 물줄기 위로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우뚝 솟은 암벽 곳곳에 동굴처럼 둥글게 파인 모습도 이채롭다. 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흐르는 두 물줄기가 합쳐져 흐르는 물결 모양도 색다르다.

 

 

 

벚꽃 1번지, 진해 군항제

   
 
봄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는 꽃을 꼽는다면 단연 벚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남 진해는 세계에서 벚나무가 가장 많다 하여 ‘벚꽃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수십만 그루의 왕벚꽃이 일제히 피어오르면 온 천지가 솜사탕처럼 하얗게 뒤덮인다. 군항제는 1952년 충무공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행한 것이 유래가 되어 1963년부터 해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개최되는 유서 깊은 축제이다. 이번 축제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리며 전야제, 추모제, 경축식, 시가행진, 문화예술공연 등으로 나뉜다. 진행되는 군항제 행사 중 백미로 꼽히는 것은 이충무공 승전행차이다. 임진왜란 당시 전승을 거둔 이충무공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행사로 진해 시민, 학생, 군인 등 수백 명이 참여하여 화려한 행렬을 재현한다.
   
 
700여 미터에 달하는 행렬은 진해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중원로터리, 진해역 등 시내 일원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관광 명소로는 벚꽃비가 내리는 진해 경화역이다. 고즈넉한 철길을 따라 화사한 벚꽃이 가득해 가족 단위, 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기차가 들어오면 벚꽃잎이 날려 비가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낭만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사랑의 기쁨! 그리고 힐링의 발원! 바래봉 철쭉제

   
 
5월 초, 남녘땅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서서히 올라오는 철쭉은 온산을 정열적으로 불태우며 봄의 끝자락을 깊게 물들인다. ‘사랑의 즐거움’이라는 꽃말 때문일까? 분홍빛으로 발갛게 물든 철쭉의 모습은 사랑을 품은 이의 마음처럼 언제 봐도 해사하다. 대개 4월 말부터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해 5월 중순이면 정상까지 철쭉으로 뒤덮이는 전북 남원시 지리산 바래봉은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은 바래봉은 지리산의 숱한 봉우리 중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5월만큼은 지리산의 그 어느 봉우리도 바래봉의 운치를 따라잡지 못한다.
   
 
제 19회 바래봉 철쭉제는 4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열리며 축제 기간에는 철쭉제례를 비롯하여 철쭉길 등반대회, 그림 그리기, 노래 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함께 둘러볼 곳은 춘향 테마파크로 한양으로 올라가는 몽룡의 말고삐를 부여잡고 애원하는 춘향,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고문을 당하는 춘향, 아첨하는 이방 등 코믹하게 꾸며놓은 인형이 있다.

 

 

 

 

 잠자고 있던 기온이 깨어났다. 긴긴 겨울이 지나고 영영 안올 것 같이 멀게만 느껴졌던 진짜 봄이 왔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방에만 앉아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들으며 봄을 느끼기엔 이 파릇파릇한 날씨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봄이 왔다는 소리를 직접 들으러 떠나보자. 새들의 행복한 지저귐, 살랑거리는 봄바람의 따뜻한 속삭임, 향기로운 꽃들의 수다. 준비물은 필요없다. 두 발과 두 눈, 두 귀만 있으면 충분하다. 2014년 올해,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잊지 못할 청춘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임정희기자

wjdgml8672@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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