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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간다
봄날 간다 김명인 겨울을 나면서 어느새 봄 햇볕이 따스해 그대와 나는 거기 언덕 위로 봄소풍 갔드랬습니다, 겨우내 竹친 생활이 하 비장해서 막막하기로야 나무들도 어디 뒷골목쯤에 차린 망명정부 같았습니다만 저 딱딱한 각질 속에 이렇게 부드러운 새 살을 감추고 있었다니! 일찍 온 해방은 여기저기 서리바람 속으로 연한 잎들을 삐쭉삐쭉 눈 틔우게도 하였습니다 오, 봄햇살이 번지는 동산 작년의 낙엽 위에 앉아 늦도록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는 길에 여자 셋이서 노을을 등진 채, 북, 장고, 꽹과리를 두드리고 있었지요 님을 봐야 별을 따지, 님을 봐야 별을 따지 봄이랬자, 아직 만나야 할 님을 못 만난 사연들이 저렇게 많아 우리네 인생 속내까지 얼음 잡힐 때, 그대 님들은 어디 강남에라도 함께 망명계시는가요? 해방은 이미 한 세기 다해 저무는데, 하늘엔 따지 못한 별들만 총총 널렸드랬습니다 제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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