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을 위한 발견

2학기 시작과 함께 찾아온 추석연휴가 지나갔다. 명절의 의미가 예전보다 퇴색했다 하더라도 고향길에 오르는 사람들로 기차역과 고속도로는 여전히 붐볐다. 짧은 연휴동안이지만 가족들을 만나고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갈 에너지를 얻어 다시 일터로 돌아왔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웃는 얼굴로 일상에 복귀했을 것이다.
 

   
 
여기 크고 작은 돌로 유리병을 채우는 것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방식이 있다. 크기가 큰 돌은 인생에서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를 의미한다. 유리병 안에 큰 돌을 넣고 남은 공간에 중간 크기의 돌을 채워 넣자. 그런 후에 사이의 다시 남는 공간에 작은 모래들을 채워 넣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크고 작은 존재들로 자신의 인생을 채워나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가장 먼저 모래를 채우거나 작은 돌들로 병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면? 남아 있는 큰 돌을 병 속에 넣을 방법은 없다. 소홀히 하여 맨 뒤에 제쳐 두었을 때 삶은 완전히 채워질 수 없다. 큰 돌이 의미하는,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히 다루었으면 한다. 그 존재가 가족이 되어도 좋고 심리적인 행복감이 되어도 좋고 어떤 중요한 목표의 성취가 되어도 좋다.
 모든 일들에 일일이 정확히 순위를 정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 가치 있는 큰 돌이 무엇인지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취업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생활이지만 열정을 바쳐 하고 싶은 진정한 일을 발견해내는 것도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다. 스펙관리 때문에 학점을 따고 외국어를 배우며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이들을 목적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단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쏟을 수 있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충분한 생각 속에서 발견의 과정을 겪은 후 목적을 달성하였을 때 따라오는 성취감의 크기는 인생이라는 유리병의 중심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발견이 거창한 사고에서 오는 결과물은 아닌 것 같다. 간단한 자기성찰 속에서 올 수도 있고 스쳐지나가는 생각에서 건져내기도 한다.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귀가중인 버스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산책길에서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부모님의 작아진 어깨를 보고 가슴이 아렸던 것은 지금의 내 나이와 같던 젊은 부모님의 모습을 내가 기억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자연스러운 발견이겠지만 그 이후 부모님과의 적극적인 상호이해가 가능했고 세대를 읽는 성숙한 시각을 가지고 인생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끔은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속담 사이에서 삶의 다양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과 포용력도, 살아가면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도 소소한 깨달음에서 올 때가 많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신을 채우기 위한 발견의 기회들을 부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기 넘치는 사고와 발견을 통해, 소중한 가족 및 자신의 행복과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들로 인생이라는 유리병을 넉넉하게 채우는 것이다. 그래서 미처 챙길 겨를 없이 인생에서 뒤로 밀려진 큰 돌들을 보며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