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과 학생지도

2011년 12월 19일,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자살을 했다. 어린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충분히 화제가 되어 왔던 학교폭력에 대한 아젠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어왔지만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인해 이에 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의가 진행돼감에 따라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에 가장 먼저 초점이 맞춰졌다. 그중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은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을 교육 구조에서 찾는 주장이다.

 

교사의 잘잘못을 분명 따질 필요가 있지만 그에 앞서 사회적 구조를 탓할 필요가 있음은 자명하다. 최근 교사들의 체벌권이 사라지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고 하소연하는 현직교사들이 많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교사들의 체벌권의 제약이 학생지도에 한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들의 인권 보장과 존중을 위해서 체벌이 사라져야 한고 직접적인 체벌 이외에도 학생들을 다른 방법으로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충분한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장들이 현실에서 동떨어진, 이상적인 주장이라는 생각을 지우기도 어렵다. 너무 회의적인 생각일지 모르나 최근 청소년들의 범죄 통계를 굳이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한국의 기형적인 교육 환경은 앞으로 학생지도를 더욱 힘들게 만들 것임에 분명하다. 무한 경쟁에 등떠밀려 진 우리 아이들은 인성보다 성적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지금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도 학생생활지도의 끈을 놓아서는 않된다. 물론 교사들에게 이 조차도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학생지도를 교사들이 하나 둘 손에서 놓아버린다면 조금 과장을 보태 더 이상 진정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교사가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일단 지금의 교육제도 안에서 학생지도가 이루어질 수 잇도록 처우 개선을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방적인 학생 인권 보호 두둔은 옳지 않다. 교사가 학생을 선도하는 활동은 확실히 교사가 잘못한 경우를 제제하는 제도의 마련은 찬성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학생을 위해 행하는 교사의 선도 활동은 오히려 보장 받아야 마땅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결국 학생지도를 포기하는 교사가 늘어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사가 학생을 지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선생님 한 명당 배정되는 학생의 수는 아직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얼마 전 종영된 KBS 드라마 <학교 2013>을 보면 이상적인 교사상이 나온다. 물론 드라마이지만 교사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가 호응이 좋았던 이유는 우리 모두가 가슴속에 이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교사. 너는 혼자가 아니고 나는 너를 단순한 학생 이상 인간으로 대우하려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약간의 체벌은 상관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이 늘어난다면 학생과 교사간의 관계도 지금보다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학생지도는 자연히 이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