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 피할 수 없는 양날의 검

2018년도를 맞이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축제를 위하여 전국 각 대학의 총학생회는 이미 학기 초부터 열심히 축제 행사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빠지지 않는 대동제의 고유 관행이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학과 주점’이다. 이 학과 주점의 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이유라 하면 축제 여러 행사에 참여하여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는 자리에서 선후배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점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주세법’으로 인해 많은 대학축제에서 비상이 걸렸다. 바로 대학 내에서 일반 학생들이 술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도 이에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주세법이 무엇이고, 우리 대학의 축제는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주세법’은 주류에 대한 조세를 부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인데, 이 중 주류 판매업의 면허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이에 따르면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한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물릴 수 있다. 이 조세법에는 별다른 벌칙 조항이 없기에, 만약 학생들이 이를 어길 시에는 중형이 선고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상당히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인해 전국의 대학 총학생회에선 비상이 걸렸다. 더군다나 우리 대학보다 앞서 대동제를 개최한 총학생회에서는 그 당시 더욱더 비상상황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대부분 대동제는 5월에 열리고, 그 전까지 학과·동아리에서는 주류상 혹은 식자재 취급 업체와의 구매 계약을 마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난 5월 1일에 보낸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은 대학 측과 유통업체 측 서로가 난감할 따름이었을 것이다. 앞서 고려대 총학생회 같은 경우에는 긴급회의를 통해 주세법 입장문을 학내에 발표하였고, 계명대에서는 교내 주류 판매를 금한다는 입장을 학우들에게 표명했었다. 다만, 대부분 대학의 경우 이를 타개하고자, 주류 직접 판매에서 벗어나 주류 반입 혹은 주류 제공과 같은 형식으로 주점의 관례를 이어나가고자 했다. 우리 대학의 경우에는 술 판매를 금지하는 대신, 주류 제공과 함께 아이스 버킷 또한 제공함으로써 주류 판매를 지양하면서도 더욱더 즐겁게 주류를 즐길 수 있도록 혜택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교육부의 이러한 방침은 학생들의 주점문화를 해치고 불편함만 주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일까? 물론 이는 아니다. 역으로 긍정적인 영향도 끼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전의 대동제에서 주류 판매는 즉석에서 주문하고 구할 수 있기에, 주량조절에 실수하여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또한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평도 적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주세법으로 인한 교내 주류 판매 금지는 학우들의 주량 조절과 더불어 사고 미연 방지를 도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기존에 주류업체와의 주류 구매 계약을 위주로 하던 주점들이 아니라, 교내 밖에서 주류를 학우들이 직접 구매한다는 점에서 대학 인근 편의점과 마트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대학가 인근 상권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역풍으로 기존 대동제 주점들과 주류계약을 하던 주류상에게는 큰 손해가 생기게 됐다. 그리고 이로 인해 대동제의 주점 문화가 사라진다는 학우들의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측면 또한 볼 수 있게 됐다.

 

▲ 경북대 교내의 대동제 현수막 / 출처 : 경북일보

 

 

▲ 계명대 교내의 대동제 주점상황 / 출처 : 뉴스1

황룡제, 앞으로의 방향은?

그렇다면 우리 대학의 황룡제는 향후의 대동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나아갈 것인가? 이에 대한 실마리를 풀고자 우리 대학 학생지원과 황석준 선생님을 찾아가봤다.

Q1. 이번 주세법으로 인해 우리 대학 학과 주점이 어떻게 변화됐는가?

-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선 ‘술’을못 파는 게 주점의 주된 변화이다. 그리고 이는 푸드트럭이 들어옴으로써 주류판매를 지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학우 뿐

아니라, 다양한 교내 구성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번 축제에 마련했었다.

Q2. 주세법으로 인한 주점운영의변화에 있어 찬반논의가 이전에 이뤄졌는가?

- 다행히도 찬반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일부 학생들의 경우 기존 주점의 술 문화가 사라진다는 점을 굉장히 아쉬워하는 면은 있었지만, 법적으로 제재된 경우이기에 인지하고 협의를 이끌어냈다. 오히려 음주를 지양하는 건전한 대학문화를 만들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이 크게 생긴 것 같다.

Q3. 앞으로의 축제 운영 방향에 있어 변화될 점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다음 축제로는 다양한 여러 성격의분야가 합쳐진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을 생각해두고 있다. 또한 교내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시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단대 별 행사를 축제기간에 구성함으로써 여러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게끔 고려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이번 대동제는 확실히 기존보다는 변화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주류 판매금지와 더불어 대동제 기간에 등장한 ‘테이블 대여’와 같은 시스템은 총학생회가 이번 대동제에 꽤 공을 들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가 될 수 있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이번 주세법으로 인하여 전국 각지 대학의 대동제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것이 좋고, 나쁨의 평가에서 떠나 전체적인 대동제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실효성에 관한 논의와 시행령의 시기 부적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무시할 수 없기에 앞으로의 논의가 더욱더 필요할 것이다. 또한 주세법에서 벗어나 여전히 남아있는 미성년자의 주류반입과 같은 대동제의 기존 문제 또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고쳐나가면서 총학생회와 학우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성숙한 대동제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