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의 빛과 그늘
5월은 학교 행사뿐만 아니라 휴일도 많은 달이다. 또한, 우리 대학 축제의 장이 열리는 달이기도 하다. 때문에 축제에 관한 이야기들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대다수 학생들의 화제는 ‘이번 축제 때는 무슨 프로그램이 가볼 만 할까?’가 아니라 ‘이번 축제 때 초청 연예인은 누구일까?’이다. 즉, 축제 프로그램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닌 축제에 초청되는 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 축제는 난장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마련되며 학생들이 즐기면서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는 대행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작년 축제 때에는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워하고, 한마음이 되어 즐기는 학생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축제에 참여한다는 사람들은 학과 난장에 참여하는 정도이다. 또한, 축제에 무대 앞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초청 가수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일찍 와서 자리를 맡는 학생들이었으며, 무대 앞에 마련한 대다수의 의자들은 초청 가수가 오고서야 가득 채워진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에서 축제시즌을 맞아 대학생 6백 9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2%가 '올해 축제에 이미 불참했거나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취업부담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40.4%)가 가장 많았다. 이어 '특별히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어서'(29.9%), '그 시간만이라도 쉬고 싶어서'(23.4%) 등이었다. 반면 축제에 참석하겠다는 학생들은 '먹거리?주점'(64.5%)과 '학과(부)별 행사'(51.4%)에 주로 참여(복수응답)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연예인 초청공연'(29.0%), '응원제·연극 등 동아리행사'(28.3%) 등의 순을 보였다.
이에 관해서 자연과학대학 ㄱ양은 “평소에 볼 수 없고, 그 가수의 팬일 경우 초청 가수의 공연에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단지, 연예인을 보기 위해 축제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자칫 연예인들의 축제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과학대학 ㄱ군은 “인기 가수가 왔을 때 중·고등학생들이 학교 끝나고 몰려와서 많은 인파에 갇혀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가수의 머리카락만 보고 집에 돌아온 적이 있었다”며 “학생들이 뒤에서 밀면서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해 안전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렇듯 축제가 연예인 위주로 변질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연예인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몰려들면서 생기는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매년 축제 프로그램이 변함없이 똑같기 때문에 식상한 면이 있어, 아무래도 어떤 연예인이 오게 될지가 더 궁금해진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축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축제는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대학생의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길 바란다.
김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