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해봐야 할 일들
2015년의 첫 학기가 시작됐다. 각자 나름의 부푼 설렘을 안고 입학한 새내기들 그리고 굳센 포부를 가지고 새 학기를 시작하는 재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무슨 일이든 도전하기에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가장 좋은 때이다. 인생에 있어 한번뿐인 이 좋은 시절에 무엇을 꿈꾸고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 나는 이 문제의 해답을 영화를 통해 제시하고 싶다. 대학생활에 있어 꼭 해봐야 할 것들, 진정한 청춘들에게 도전의식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애 - 엽기적인 그녀
이제 갓 고등학생을 졸업해 풋풋한 신입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CC. 바로 캠퍼스 커플일 것이다. 현실적이진 않지만 캠퍼스 커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연애하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이 영화는 바로 차태현, 전지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이다. 2001년에 개봉한 영화로서 벌써 14년이 된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영화이다. 술에 취한 ‘그녀’가 남자‘견우’에게 토를 함으로써 처음 만나게 된 이들은 연애 중에도 엽기적인 ‘그녀’ 때문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영화 속에는 이 커플이 한 일들을 모조리 재현하고 싶을 만큼 주옥같은 명장면들이 참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교복을 입고 민증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클럽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클럽을 좋아하지 않아도 그런 도전은 한번쯤 꼭 해보고 싶었으며, 굉장히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이 장면 말고도 두근거리고 유쾌한 장면들이 정말 많다. 한없이 예쁠 나이에 이런 풋풋한 연애라면 누구에게나 연애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어떤 일이든지 한번 미쳐보기 - 위플래쉬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할 때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많은 자기 위안을 해왔다. 그리고 그 노력에 대한 성과는 항상 정말 제한선만 간신히 넘긴 그런 봐줄만한 결과뿐이었다. ‘그만하면 잘 했어(Good job)’라고 서로를 격려하는 청춘들에게 이렇게 고하는 영화가 있다. 그 말은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고 해로운 말이라고. 여기 미친 선생, 그보다 더 미친 제자가 있다. 이 영화제목인 ‘위플래쉬(Whiplash)’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채찍질’이라는 뜻이다. 이 제목처럼 영화 속 선생은 제자에게 무시무시한 채찍질을 가한다. 이 채찍질은 진짜 채찍을 가지고 때리는 그런 폭력적인 체벌이 아니라, 제자를 자극시키기 위한 언어적 채찍질을 말한다. 이 영화 예고편에 눈에 띄는 글귀가 등장한다. ‘천재를 갈망하는 광기가 폭발한다.’ 드럼 천재를 갈망하는 음악학교 선생과 제자의 광기가 아주 강하게 와닿는 아주 적절한 문구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선 3월 12일에 개봉하니 가까운 극장에 가서 관람하는 것이 좋겠다. 영화관의 웅장한 음향이 영화 속 드럼소리에 맞춰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더욱 적합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이 인정하는 성공이 아닌, 내가 인정하는 성취하기 - 세 얼간이
‘당신의 꿈은 성공하는 건가요, 성취하는 건가요?’ 이 질문에 당당히 ‘너의 재능을 따라가면 성공은 뒤따라 올 것이라’말하는 영화가 있다. 인도의 3대 칸 중 한명인 ‘아미르 칸’이 나오는 이 발리우드 영화는 2시간 20분 동안 많은 감정들을 쏟아낸다. 한없이 유쾌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대학생이라면 이제 성인으로서 어느정도 선택에 대한 자유가 주어진다. 대부분의 경제생활이 가능하며, 더 이상은 보호자의 동반이 필요치 않다. 남들이 살라는 대로 살기에는 이 남은 삶은 굉장히 길고 예측하기 힘든 길이다.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에 입학한 이들은 우리와 똑같이 우리 나이가 겪는 고민을 갖는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인 란초는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아닌 네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한다. ‘조금 힘들면 어때, 조금 돌아가면 어때’ 영화는 이렇게 외친다. ‘알 이즈 웰(All is well)’ 다 잘 될 거라고. 꿈에 대한 많은 갈등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이 세 명의 얼간이들을(3 idiots) 소개하는 바이다.
여행을 가려거든 이렇게 가라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많은 대학생들이 해보고 싶은 것들 중 빠지지 않고 나오는 항목은 바로 해외여행이다. 그러나 실행하기도 힘든 것이 해외여행이다. 막상 해외여행을 가려면 왜 이리도 걸리는 게 많은지. 가장 현실적인 예산문제부터 해서 언어적 문제, 그곳에 가서 머물러야 할 주거문제, 치안문제 등등 겁부터 나서 도리어 계획을 미뤄버리곤 한다. 이 곳에 우리랑 똑같은 고민을 가지다가 16년째 상상만 하고 있는 ‘라이프’잡지사의 포토 에디터 월터 미티가 있다. 어느 날, ‘라이프’지의 폐간을 앞두고 전설의 사진작가가 보내 온 표지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당장 사진을 찾아오지 못할 경우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월터가 사라진 사진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락조자 닿지 않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한 번도 뉴욕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지구 반대편 여행하기, 바다 한 가운데 헬기에서 뛰어내리기, 폭발직전 화산으로 돌진하기 등 우리가 상상만 하고 있던 일들을 직접 경험하며 멋진 남자로 변해가고 있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아이슬란드는 내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1순위가 되었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로 꼽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경험이다. 여행을 가서도 누구나 겪는 경험 말고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서 상상도 좋지만 실천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무모한 도전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20살만 되면 하고 싶던 일이 아주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그 많던 꿈을 얼마나 실천했던가. 위 영화에선 상상했던 일을 현실로 이루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을 직접 실천으로 옮긴 이들을 만나볼 차례다. 이들은 바로 영화과 학생인 호재(24), 하비(22), 현학(20), 휘(20)이다. 공짜로 유럽여행을 할 수 있다는 호재의 호언장담에 이 4명의 잉여들은 단돈 80만원과 카메라 한 대만을 들고 유럽 행 비행기를 탄다. 호재의 계획은 이러했다. 호스텔의 광고영상을 찍어주고 그 호스텔에 머물고, 레스토랑의 홍보영상을 찍어주고 그 레스토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아주 간단하고도 그럴싸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아무 계획 없이 저 발상 하나만으로 유럽으로 떠날 수 있는가. 사실 월터의 이야기는 웅장하고 굉장하다. 한마디로 영화스럽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주변에 있는 유쾌하고 특이한 친구들이 겪었던 이야기 같다. 굉장히 친근하고 재밌다. 이들을 동경하기만 하는 것보단 다른 이 들이 무모하다고 말리는 일들을 우리가 직접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얼간이들, 잉여들 등 세상에서 루저라고 칭할만한 이들의 반항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속 얘기 말고도 대학생 땐 알바, 봉사활동 등 해볼 만한 것들이 아주 많다. 이 영화들을 보고 이 이야기들이 단지 영화 속에만 나오는 일들이라고 치부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은 대부분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나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만드는 학우들이 되길 바란다.
kwaksy@kunsan.ac.kr
곽승연 기자
<사진출처>
01~10: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