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자살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비롯해 대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소식이 신문과 뉴스를 채우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대학(원)생 자살자는 2008년 3백 32명, 2009년 2백 68명에 달해 한 해 평균 3백 명에 달하는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업 포털 사이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6백 21명 가운데 3백 73명(60%)이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해마다 200~300명 자살 내몰리는 대학생」, 『포커스신문사』,2011.03.31)
대학생이 되면 다 해결된다던 이야기와 달리 대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삶은 팍팍하기 그지  없다. 연간 등록금이 천 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으며, 2010년,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졸업을 앞둔 대학생 1천 1백 79명을 대상으로 ‘빚(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중 72.6%, 2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중 71.2%가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채가 있다고 답한 대학생 1명 평균 부채 규모가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1천 1백 71만 원, 2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9백 27만 원으로 천 만 원을 웃도는 금액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졸업 앞둔 대학생 평균 ‘빚’ 1천 125만원」, 『한강타임즈』,2010.01.22) 과연 우리 대학생들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오늘날, 밑도 끝도 없이 치솟는 물가는 점심 한 끼조차 부담되는 현실을 만들었고 등록금 인상은 물가에 버금가는 상승률을 보이며 부모님의 고생이 사무친 ‘인골탑’이라는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2백 만 원 가량으로 타 대학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사회과학대학 ㅈ학생을 비롯해 “한 학기에 감당해야 하는 금액으로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고 의견을 전하는 학생들을 볼 때,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다는 것이 더 이상 농담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와 함께 과중한 학업스트레스 또한 자살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토익과 자격증 공부를 비롯해 갓 스물이 넘은 청년들에게 버거울 만큼 많은 스펙을 요구해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팍팍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입시전쟁이 취업전쟁으로 바뀌었을 뿐 경쟁을 강요받고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 부담을 떠 앉고 있는 상황은 고등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학생 개인의 입장에서 사람들과의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성향도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공부만 잘 하면 좋은 대학에 행복한 미래가 펼쳐진다고 배운 것과 달리 대학 내에서 사람들과 소통이 중요시되고,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소외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이를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학생 자살이 증가하고 있는 데는 개인의 정신적 해이로 인한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오직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인정받는 ‘승자독식구조’의 사회문화나 등록금 문제에 대한 고민을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한편 그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불어 대학생들 또한 다음 세대를 이끌어 나갈 주체들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고난을 이겨낼 만한 정신력을 갖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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