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들이 풀어내는 형형색색의 이야기, 대한민국이 웃는다

 

   
 
사전에서는 ‘개그’를 ‘연극,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따위에서 관객을 웃게 하기 위하여 하는 대사나 몸짓’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개그’는 나날이 새로워지며 일반적인 정의를 넘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영역으로 발을 내밀고 있다.
알고 보면 ‘개그’라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세월, 우리를 웃게 해 온 개그의 나이테는 어떤 모양인지 지금 당장 만나보자.

 

 

 

넘어지는게 유치해? 웃긴걸 어찌하리오.
90년대를 주름잡던 영구 시리즈는 이른바 슬랩스틱이라고 하여 주로 과장되고 소란스러우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최근 쇼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그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몸개그’가 그와 닮아있다고 하겠다. 적절한 타이밍과 과장이 가미된 그들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처럼 어찌 보면 가장 손쉽게 웃길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치밀한 작전이 숨어있는 것이다. 웃을 준비도 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도 깜짝하고 지나가는 한 장면에 배꼽이 실종된다나 뭐라나.

그것 참 내 이야기 같네, 공감 백배 일상개그
“이거 안지킨다고 해서 경찰 출동 안해요~ 우리들의 아름다운 약속이예요~”개그맨의 한마디에 관객석이 웃음바다가 된다. 최근 한 쇼 오락 프로그램에서 ‘일상생활속의 애매한 것’에 대해 정해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일상생활 속에서 애매한 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사람들은 그의 명쾌한 해답에 공감의 박수로써 화답을 한다.
이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일상개그가 떠오르고 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만하고 한 번쯤 생각했던 일을 소재로 삼았으니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패러디의 재해석, 새롭게 보여주는 화제의 순간
대중에게 익숙해진 이야기들이 덥석 물려 개그의 만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패러디라는 이름하에 익살스런 표현들은 이제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알아야 웃을 수 있는 시대’의 문을 열었다.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앎의 기쁨까지 담아내니 가히 대단할 수 밖에 없다. 가수들의 서바이벌 가요프로그램‘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 개그코너 ‘나도 가수다’는 가수로 변신한 개그맨들이 뛰어난 노래실력과 분장솜씨를 뽐내며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감동과 재미라는 두 배의 웃음을 선사했으니 개그맨도 시청자도 대만족이다.

거침없이 솔직하다,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
웃음으로 포장한 깊은 이야기가 있다. 영상매체를 통해 간편하게 전달되는 개그맨들의 메시지는 국민들로 하여금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제공한다. 건전하고 예리한 비판과 풍자는 그들의 또 다른 몫이 되었고 국민들은 그에 대한 기대또한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한 개그맨이 풍자개그를 한데 이어, ‘집단모욕죄’로 고소당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그를 고소한 정치인은 며칠 후 자신의 블로그에 고소 취하 사실을 밝혔고 사건은 그렇게 종결됐다. 이를 두고 인문대학 k양은 “개그에 고소로 대응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또 하나의 개그”라며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한편, 개그맨들이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웃음을 통해 편안함을 주기때문이리라. 이처럼 ‘개그’는 우리 사회를 주무를 만큼 충분히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개그가 지난 세월, 변하지 않고 굳건히 지키고 있던 것이 있다. ‘웃음’이 그것이다. 이 시대의 개그는 ‘개그 그 이상’을 담아내려 하고 있지만 개그의 본질인 웃음만은 지키고 있다. 세상 이모저모를 구석구석 닦아주고 있는 개그는 대한민국의 남녀노소에게 건강한 웃음의 여유를 알려주기 위해 오늘도 여유 없이 무대 위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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