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편리함에서 ‘스물네 방’으로의 회귀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ART HOUSE
‘스물네 방’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단어는 필름카메라의 필름 하나로 사진 24장을 찍을 수 있는 것에서 유래된 추억의 표현이다. 이 24장의 필름은 보통 당일에 전부 소모하지 않고 특별한 날에 한 컷씩 찍곤 했는데, 이 때문에 하나의 필름에 여러 계절이 담겨있기도 한다. 최근에는 좀 더 성능이 좋은 ‘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어 필름카메라에 비해 한 번에 많은 수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또한 결과물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잘못 촬영된 사진이라도 금방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관에서 막 인화해 나온 따끈따끈한 24장의 사진들을 확인하는 순간, 그 감성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필름카메라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464호에서는 이렇듯 감성을 자극시키는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카메라의 역사

   
 ▲ 사진출처 : 네이버지식백과-사진의 등장
카메라의 기원으로카메라오브스큐러’를 꼽는데, 이는 ‘어두운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닫혀진 어두운 상자의 측면에 작은 구멍을 뚫고, 이 구멍을 통해서 맞은 편 측면에 있는 외부의 화상을 그려내는 장치를 말한다. 이는 작은 구멍에 볼록렌즈를 붙이고, 상이 찍히는 측면을 불투명유리로 해서 여기에 종이를 대고, 상을 따라서 연필로 덧그려서 베끼는 방식으로 18∼19세기에 보급화된 카메라오브스쿠라는 화가의 상비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빛의 상을 연필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고착시키는 ‘다게레오타입’이 발명됐다. 이러한 사진술의 발달을 가장 고대한 것은 화가였으나 사진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후에 실직하는 화가들이 증가하면서 예술가들에게 일시적으로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회화와 사진의 본질을 달리 하며 사진이 하나의 독자적인 방향을 갖게 됐다. 이 시기에 피카소도 자신의 예술 활동에 사진이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예술 작품에 카메라가 절대 담을 수 없는 시간의 개념을 삽입해 주관적인 시각으로 사물의 형태를 묘사하였다. 이처럼 ‘카메라’는 시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변화를 거듭했다.

 

필름카메라의 종류

필름카메라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특수용도 카메라를 제외한 일반적인 필름카메라는 그 카메라가 사용하는 필름의 크기에 의해 분류되는데 크게 소형, 중형, 대형 카메라로 나뉜다.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서늘함의 생각나무
소형 필름카메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로 필름 크기가 가로 세로 36mm X 24mm로 흔히들 필름의 폭을 따 ‘35mm 카메라’ 혹은 ‘똑딱이 카메라’라고 부른다. 소형 카메라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일상사진이나 기념일 혹은 소위 말하는 ‘셀카’가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빈도가 가장 높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소형 카메라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클래식카메라(SLR)’와 마치 장난감 같은 플라스틱 ‘토이 카메라’, 독특한 색감을 자랑하고 모서리가 검게 나오는 비네팅 촬영이 가능한 ‘로모카메라’, 즉석필름사진기인 ‘폴라로이드’ 등이 있다. 휴대가 간편하고 렌즈의 구성이 다양한 것이 장점이지만 대형 사진 인화나 섬세한 고화질을 요하는 사진에는 필름의 크기에서 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화질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중형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보다 좀 더 크고 무겁다. 사용 되는 필름의 폭은 60mm이며 중형 카메라용 필름은 동그랗게 감겨있다고 해서 ‘롤 필름’이라고 부른다. 중형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에 비해서 필름의 크기가 몇 배 크기 때문에 대형 확대를 해도 사진이 선명하고 고화질이여서 주로 인물, 광고, 패션잡지 등 상업 스튜디오나 전문 사진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데, 보다 선명한 화질을 원하는 사진 애호가들이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형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에 비해서 크고 무겁기 때문에 기동성이 요구되는 주제의 사진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대형 카메라도 있다. 대형 카메라의 장점은 초고화질 외에도 필름카메라를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사진의 왜곡을 방지하는 것인데, 카메라의 렌즈와 필름사이에 있는 긴 주름막을 움직여 피사체가 정확하게 수직 수평이 되도록 보정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필름카메라의 매력

   
 ▲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수수한 일상
필름카메라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개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빈티지’한 느낌의 사진을 원한다. 요즈음 사진의 보정 기술이 발달해 필름카메라로 찍은듯한 느낌이 나는 사진을 디지털카메라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보정된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흐릿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는 필름카메라 사진만이 가진 묘한 매력이다. 또한,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면 필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한정된 셔터수를 생각하며 한 장 한 장을 더욱 소중하게 찍게 된다. 그렇기에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하면 디지털카메라의 선명한 화소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선명한 추억을 받을 수 있다.

 카메라는 소중한 추억을 담는 매개체다. 편리하고 성능이 좋은 디지털카메라를 두고 아직까지 불편하고 수동적인 필름카메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리가 잊고 살던 아날로그적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장한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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