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자치위원회, ‘책 수거’ 잠정적 중단

지난 4월 18일부터 22일까지 시험 기간이었다. 나는 공부를 하기 위해 황룡도서관을 찾았다가 책만 놓인 자리 때문에 결국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출입문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소음이 신경 쓰였지만 조금만 참고 공부하면 도서관자치위원회에서 책 수거를 할 테고 그러면 안쪽에 있는 자리로 옮겨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서관자치위원회의 책 수거는 이뤄지지 않았고 주인도 없이 책만 지키고 있는 자리들을 보며 답답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 게시판에 공고된 한 장의 안내문을 읽게 됐다. CC TV도 없고 수거된 책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상태에서 책을 수거하다 보니 분실문제가 발생해 책 수거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도서관자치위원회는 시험기간에 일정 시간이 되면 학생이 있지 않은 자리의 책은 수거해 1층 로비의 보관함에 놓았었다. 그 결과 책만 있는 자리 때문에 겪던 학생들의 불편이 해소됐고, 학생들 역시 책만 두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줄었다. 그런데 이제는 분실문제로 인해 책 수거가 중단된 것이다.
이를 두고 한번 맡은 자리를 시험기간 내내 이용할 수 있어서 잘 된 일이라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빈자리의 책을 수거하지 않는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다수의 학생이 나처럼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도서관 로비 1층에서 ‘책 수거 및 폐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좋은 쪽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CC TV를 설치하거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선은 학생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때는 ‘몇 시까지 자리를 비워놓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메모를 남기는 등,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공동체의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편집장 · 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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