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올바르게 사용하자.

“그것도 모르냐 이 XX아 이거잖아 XX 같은 XX”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민망한 고성의 욕설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욕설을 교정에서 듣는 일은 이제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더욱 더 이상한 일은 그와 같이, 거의 폭력 수준에 육박하는 욕설에 토를 달거나 따지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 욕설을 들은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그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만 바삐 움직일 뿐이다. 교정엔 ‘거침 없는 하이킥’ 수준의 욕설과 줄임말이 제 세상을 만난 듯 마음껏 돌아다닌다. 갖은 욕설과 온갖 줄임말이 섞여 있는 대화에도 무심하게 반응하고, 욕설하는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학생들을 보며 더 이상 욕이 욕이 아닌 지경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생들의 이러한 언어생활의 문제점은 일상대화에서 뿐만 아니라 글속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심심하다고 적어놓은 몇 자, 심지어는 리포트에서도 오타와 잘못된 표기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실수로 틀렸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맞는 거 아니냐?”며 오히려 반문하는 학우를 볼 때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올바른 표기법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켠이 무겁다.
‘말 속에 그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고 글에서 인격이 묻어 난다’는 격언이 있듯이, 언어는 개인의 가치관을 담고 있어 잘못된 언어 습관이 개인의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사고의 범위를 협소하게 만들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끔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나 소통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언어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인데 이 연결 고리가 잘못된 상태로 유지되니 모래성마냥 불안할 수밖에. 아직은 나이가 어리니까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언어행태가 계속될 때, 당신은 이미 습관이 돼 버린 언어습관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낮추고 소통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파랑새가 날아가고 나서야 곁에 있던 것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동화처럼 놓친 후에 후회하지 말고 언어가 파괴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언어의 가치를 자각하고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은 단지, 결심에서만 그치지 않고 아는 내용도 확인해보고 다른 내용을 알아가려는 실천에서 이뤄질 것이다. KBS TV의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달인들이 “모르는 것을 사전을 통해 확인하고 넘어갔을 뿐인데 언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는, 상식에 가까운 말이 달인이 되는 첫 걸음이었듯이, 표기법에 주의해 사용하고 욕설과, 줄임말의 사용을 자제하는 기본적 자세가 우리말을 지키는 초석이 될 수도 있다.
2011년 올해부터는 사소한 말 한 마디 표현 하나에도 교양과 지성의 향기가 베어나는 황룡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송이 기자
90dlfk100@kun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