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하는 사회
3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설레어하는 학우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 학우들도 존재한다.
이른바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 말이다. 쉽게 말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일종의 적응 장애를 일컫는다. 흔히 새학기 증후군은 학교라는 공동체 생활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들이 많이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나이를 불문하여 존재한다. 특히, 이러한 증후군을 더 심화시키는 이유 중에서는 대학 내 강요 문화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요즘 신입생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이른바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자신의 끼를 뽐내고 싶은 신입생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학우들은 굉장히 고역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술을 강요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가혹행위들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교육당국과 협조해 ‘신학기 선후배 간 폭행·강요 등 악습 근절 대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관습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강요 문화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런 강요 문화는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먼저, ‘강요’의 뜻을 살펴보자면 억지로 또는 강제로 요구함이다. 또한, 강요를 한다는 것은 내가 ‘갑’이고 상대방이 ‘을’이니까 행해도 된다는 갑을관계에서도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어떤 행위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또는 ‘억지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강요죄’의 성립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을 하지 않아도 강요 그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만으로는 강요 문화를 우리 사회에서 없애기란 쉽지 않다. 이미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기에 단순히 깨달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강요 문화를 고칠 수 있을까? 답은 ‘법’에 있다. 법. 법은 모든 관계에 기초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한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이유 또한, 이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은 사회의 기본이 되는 ‘법’이 있으나 마나한 존재기에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욕하고 벌하는 것에 뒀던 관심을 그 범죄를 규정하는 ‘법’에게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