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그 속에서 찾아낸 생명의 메커니즘

지난달 16일, 우리 대학 생물학과 최동수 교수가 아열대 벼인 ‘부도’의 유전자를 분석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유전자들을 발견했다. 나날이 변해가는 우리나라의 기후에 맞춰 자랄 수 있는 신품종의 벼 개발에 큰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최동수 교수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인터뷰는 최 교수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따라주면서 시작됐다. 이번에 신품종 벼 개발의 가능성을 열게 된 소감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벼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1998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박사후연구원으로 가면서, 거기서 물에 떠서 자라는 ‘부도’란 벼를 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당시 연구는 순수학문의 목적이었을 뿐, 현재와 같이 응용학문적인 연구는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건, 2006년 귀국을 하며 우리 대학에 정착하게 된 뒤부터다. 최 교수는 “어느 순간 우리나라 농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농업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국립식량과학원과 많은 교류를 하며 배웠다. 그러던 차에 2009년에는 여러 박사들과 부도와 우리나라 벼의 교배실험 연구, 그리고 부도의 유전자 연구를 하게 되며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아직 자료는 초벌 정도지만 앞으로 계속 밝혀낼 전망이라 말하며 가볍게 웃었다.

학창시절 막연히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는 최 교수, 그는 “대학을 생물학과로 진학했지만 막상 생물학자에 대한 꿈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 때 듣게 된 식물발생학을 통해 생물학자가 되고자 마음먹게 되었다. 그저 관찰과 실험 정도로만 생각하던 생물학이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이란 것을 그 강의를 통해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식물학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그는 무심히 지나치던 여러 식물생장에 의문을 던지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자, 수시로 아이들에게 많은 의문을 제시하며 소통한다고 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소의 소장을 보직 중이기도 한 최 교수는 요즘 들어 아이들이 기초과학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 기성세대들의 잘못과 기초과학이 짊어져야 할 자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그저 안전하고 돈만 잘 버는 분야로만 가려하는 것은 그전 세대들의 문제 때문이다. 더불어 자연과학이 그저 기초순수과학으로만 머무르려다보니 자연과학에 대한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 또한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그렇기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과학 교실을 운영하고 여러 행사나 특강을 열며 아이들이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최 교수는 아열대 벼의 특징을 가진 우리나라의 벼를 육성해내는 한편, 식물에게 자극반응을 일으키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응용과학 또한 결국은 기초과학의 토대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학문이다. 이러한 자연과학의 학문 위에서 그의 연구가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배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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