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군피아

방사청은 방위사업청의 줄임말이다.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 및 능력 확충을 통해 국가의 안전보장에 기여하고, 방위사업청의 투명성전문성효율성의 증진 및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자주국방 태세 구척 및 경제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개청했다. 하지만 예전부터 육·해·공군 가림 없이 방위산업체에 대한 허술함과 각종 비리들이 들끓고 있다. 지난 2002년엔 공군 차세대전투기 FX 사업 내용을 빼돌려 방위산업체에 넘기려던 공군대령이, 2008년엔 잠수함 도입 사업 내용을 외국 방위산업체에 넘긴 예비역 해군 소령이 붙잡혔다. 최근에는 통영함과 소해함의 납품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해군 대령 ‘로비스트’를 체포했다.

통영함은 천안함 사태 이후 건조한 최신함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국내 최초의 구조함인 통영함을 투입하려 했지만 최첨단 구조함은 무용지물이었다.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2억원짜리 구식 수중음파탐지기를 41억원에 들여온 비리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적 명품’이라고 자랑했던 K-11 복합소총은 자석만 대도 격발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군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 어뢰 기만탄이 부식된 것도 모른 채 수년간 운항했던 이지스함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방산비리, 군피아 문제로 최근 정치권 중심으로는 방산군납비리를 저지른 피의자에게 이적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방산군납비리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서 그 뿌리를 뽑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군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태세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방위사업청은 어떤 방안을 내새웠을까.

일단 방위사업청은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5개 분야 40개 개선과제를 선정해 내부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관리 투명성 제고 △비리감시 시스템 정비처벌 강화 △조직인사시스템 혁신 △군수품질 신뢰성 제고 △청렴문화 정착 등으로 나눠 세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고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대대적인 개혁안은 사업관리 투명성과 조직인사시스템 혁신이다. 사업관리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는 민간 전문가를 방위사업 업무 진행과정에 참여시키고 방위사업에 대한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인사시스템 개선 방안으로는 공무원의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방사청내 5대 5로 돼있는 군인과 민간인(공무원) 비율을 7(공무원)대 3(군인)으로 바꾸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방사청 개청 이후 7(공무원)대 3(군인)의 비율로 가기 위해 관련 부처에 공무원 비율 확대를 계속 요청해 왔으나 수용되지 않고 있다. ‘새로 들어온 공무원들이 방사청의 일을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느냐’면서, 신입공무원의 업무 미숙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 비율을 늘린다고 해서 비리가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의문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방사청은 관련 부처에서 공무원 정원 확대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군인을 공무원으로 신분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마당에 얼마나 개혁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무기는 군의 생명이다. 방산비리는 국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차원에서 반역 행위나 다름없다. 가짜무기와 가짜 부품으로 건조된 군함이나 탱크가 무슨 힘을 쓸 수 있을까. 군피아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반역행위를 하고 있다. 부디 이번 개혁이 국가의 암덩어리인 군피아를 척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영두 기자

duden8@kunsan.ac.kr

*참고

「해군 고속단정 납품비리…역시나 '군피아' 있었다」, 『머니투데이뉴스』, 2014.11.12

「軍, 방산비리 군피아 척결 위한 인적쇄신 착수 」, 『news1』, 2014.11.09

「군 출신 로비스트 영장...군피아 수사 급물살」, 『YTN』 , 2014.11.06

「'방산비리' 타깃 방사청, 대수술 가능할까」, 『충청일보』 , 2014.11.09

「[방산비리] 방사청, 민간인 비율 70%로 확대」, 『뉴데일리』 , 2014.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