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전북도 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두고 치열한 경합
경상남도와 전라북도가 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문제를 두고 막판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토지주택공사(LH) 본사 지방 이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남 진주로 주택공사를 전북 전주로 토지공사를 이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회사가 토지주택공사(LH)로 통합돼 본사 이전을 두고 두 지역 간의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전북도는 본래의 약속대로 토지주택공사(LH)를 분할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장과 경영부문 인력의 26%는 전주로, 영업부 등 나머지 74%는 진주로 보내자는 것이다.
반면, 경남도는 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체를 일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전 주택공사의 회사 규모가 토지공사보다 1.5배 정도 컸던 만큼 두 회사를 합병하면 더 컸던 회사로 옮겨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던 중 지난달 21일 전북도는 ‘왜 LH본사는 분산배치되어야 하는가!’라는 홍보책자를 만들어 관련 기관에 배포했다. 책에는 분산배치가 혁신도시 건설취지인 지역균형발전에 들어맞다는 내용과 분산배치가 오히려 공기업 선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경남은 전북보다 인구 1.8배, 지역 총생산 2.3배, 수출액 5.6배, 지방세수입 3배, 재정자립도가 2배 가량 높아 평균적으로 2~5배 정도 경제지표가 높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경남도 구도권 동남권발전전략본부장은 지난 달 25일 예정에 없던 현안 브리핑을 통해 홍보책자에 소개된 토지주택공사(LH)분산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낙후도는 도(道) 단위가 아닌 혁신도시가 소재하는 지역도시끼리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7년 9월 지역발전위 평가결과 진주는 정체지역 및 전국 6대 낙후지역으로, 전주는 성장지역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또한 토지주택공사(LH)통합법 국회 통과 때 정부가 분산배치를 약속했다는 전북 측 주장에 대해 “국토부 장관은 전북출신 의원이 질의하면 분산배치, 경남출신 의원이 질의하면 일괄이전으로 답변했다”며 관련 발언록을 소개하며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LH유치 놓고 경남·전북 일괄 對 분산 논리전」, 『연합뉴스』, 2011.4.25) 한 쪽으로 일괄 이전한다면 배제된 지역은 혁신도시건설이 불가능할 것이란 주장에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을 정부가 주도했으므로 대책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와 혁신도시가 들어서는 진주시는 그동안 다양한 전략과 여론전을 펴면서도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의 전북도와는 차별화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전북도의 대응이 다양해지는 만큼 경남도의 ‘대응이 미적지근한 것 아닌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홍철 지역발전위원장이 영호남 지역 갈등을 빚고 있는 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홍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전라북도를 방문해, 김완주 도지사를 만나 전북도의 의견을 들었다. 이어 곧바로 경남도를 방문해 그 지역 여론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4월 26일 기준)
정부는 6월까지 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목표 아래 협의 및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