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공부의 완성, 현장실습
현장실습을 통해 얻고자 한 계획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정의 흐름을 이해하고 세부적인 업무와 역할을 파악하고 저의 역량과 적성에 적합한지 판단하여 진로 결정에 참고하는 것이었다. 현장의 분위기나 전반적으로 하는 일들, 그리고 온갖 변수까지도 알고 싶어 현장실습을 신청하게 되었다.
제가 실습을 한 TV유니온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 제작국으로 주로 교양프로그램을 다룬다. 각 프로그램으로 부서가 나뉘어 있지만 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제작 되는지의 과정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각 부서의 분위기, 특성 그리고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고자 기업 담당자님은 이곳, 저곳을 여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고루 보게 해 주셨다. 아이템 회의부터 촬영, 가편집, 종합편집, 더빙, 믹싱까지 전반적인 제작 과정을 보았고, 그 중 촬영 현장 기억들이 크게 남는다. 학생으로서 우리가 업무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업무에 최대한 방해되지 않으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말을 걸어 물어보며 하루,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업무로 인해 바쁜 담당자님께서 실습생에게 신경을 많이 써 주지 못한 때엔 혹시 촬영 갈 곳이 있으면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여 현장에 나가서 보고, 직접 촬영도 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어느 기업을 가도 실습을 나온 학생들에게 ‘업무’를 배당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입사원이 아닌 잠깐 있다 갈 실습생에게 처음부터 하나, 하나 가르쳐가면서, 혹 모자란 부분이나 실수까지 수습하면서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더군다나 그곳은 교육을 하는 학교가 아니라 일을 하는 곳이니 말이다. 비록 직접 업무를 하지는 않았지만, 현장 실습생으로서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주 업무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적응할 만하면 끝나는 1주, 2주 견학이 아닌 4주라는 기간이 실습으로서 적당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아무것도 모르고 방송업계에 취업하여 내 기대와 크게 다른 점에서 실망하지 않고 작으나마 미리 경험을 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실습을 신청한 것은, 정말 관련 분야에 취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학과공부를 4년 째 하고 있지만, 어려운 이론만 배워서는 머릿속에 담기 힘들고, 배웠다가도 두 학기가 지나고 나면 기억나지 않는 것들도 많다. 더군다나 실습이 있는 수업도 집중적으로 그것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성적과 가정환경에 맞춘 대학 진학에,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직업을 갖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두려웠고, 전공 관련 직업을 얻는다 해도 제가 그 업계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현장실습을 통해 그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되었고, 성공적인 취업. 단순히 돈을 많이, 편하게 버는 곳이 아니라,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은 것처럼 현장실습은 학과 공부의 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