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의 가치를 배우며
사람들이 뭉치지 않고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지는 개인주의 시대에, ‘함께’의 가치를 알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 전의 학생 때와는 달리 혼자서 생활하게 되는 대학 생활에서는 더더욱, 함께의 가치를 배우기는 어렵다고 매번 생각해 왔다. 실제로, 미디어나 SNS 등지에서 비춰지는 ‘함께’의 가장 흔한 예시인 팀별 과제의 절망적인 내용들은 나에게 더욱 기대라는 감정을 빼앗아 갔다.
그렇게 들어온 대학에서, 처음으로 선택한 단체활동은 바로 언론사였다. 대학에 갓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기사의 초안도 주제도 감을 잡지 못하던 수습기자 시절, 질문을 던지면 망설임 없이 도와주던 선배 기자님들의 모습이 지금 다시 생각난다. 부족한 안건을 던지면 살을 붙여 흥미로운 안건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해 주고, 실수투성이였던 첫 기사를 하나하나 살펴봐 주던 그 눈길들과 조언들은 나를 점점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후, 언론사 활동을 한 지 2년이 되어가는 2학년에 나는 부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직책이 생긴 이후에는 나에게 주어진 과업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팀에 있는 모든 기자의 글을 교정해 주는 과정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교정 기사들에 힘들어할 때, 준비할 것들이 많아 기숙사의 통금이 다가오기 전까지 언론사에 앉아있던 발행 전, 옆에는 항상 함께 자리를 지켜준 동기 기자가 있었다. 부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자신의 시간을 써가며 나의 힘들었던 순간에 힘이 되어주었던 동기 기자는 1년 전의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 후 편집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된 직후, 언론사에서는 다양한 변화들이 일어났고, 이전의 체계에 적응하기도 전에 새로운 체계들을 만들어 내고 실행해야 하는 순간들은 나를 아주 무력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부탁한다는 연락 한 통에 팔을 걷고 모여주던 많은 언론사 기자, 시간이 날 때마다 달려와 주고, 언론사 전체를 위해 무엇이든 아끼지 않았던 선배 기자님들은 나를 다시금 일어나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까지도 언론사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기자님들은 나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려고 할 때는 옆에서 다독여 주었고, 혼자서는 해낼 수 없으리라 생각한 일들에는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와 주며 언론사라는 기관을 나 홀로 끌고 가지 않게 도와주었다.
신문을 낸다는 것은, 매달 거대한 팀 프로젝트의 조장이 되어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각자에게 역할이 배정되고, 완벽하게 완성된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이 일련의 과정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매달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내는 기자들과 함께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보다는 안정적인 마음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었다.
함께의 가치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입학한 대학, 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언론사에서 생활로 함께의 가치를 알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성장할 수 있던 발판을 만들어 주었고, 주어진 직책에 부담감을 느끼는 순간에 일어날 힘을 주었으며, 가끔은 해야 하는 일들을 잊어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며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도 다시 함께 이 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은 나에게 그 누구보다 ‘함께’의 가치를 알게 해준 소중한 인연으로 남을 것이다. ‘함께’의 가치를 알게 해준 나의 주변 모든 이들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