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무리는 후회가 아닌, 내일을 위한 ‘준비’로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이 되었다. 다들 자신이 이번 2013년도에 세운 계획들을 모두 실행하며 보람찬 1년을 보냈는지 묻고 싶다. 그 중에도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하며, 더 나아가 2014년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연초에 거창하게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일들을 보며 한 해를 반성하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필자의 주변에는 후자의 해당하는 지인들이 많으며, 주변에서도 이러한 얘기들을 듣곤 한다. 그들에게 지금 이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고사성어를 전해주고 싶다. 이는 보람 있는 일을 하지 못하고 헛되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한탄한다는 뜻의 ‘비육지탄’(髀肉之嘆)이다.
유비는 한때 신야라는 작은 성에서 4년간 할 일 없이 지냈는데, 어느 날 유표의 초대를 받아 연회에 참석하였을 때 우연히 변소에 갔다가 자기 넓적다리에 유난히 살이 찐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그는 슬픔에 잠겨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 눈물 자국을 본 유표가 연유를 캐묻자 유비는 “나는 언제나 몸이 말안장을 떠나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는데 요즈음은 말을 타는 일이 없어 넓적다리에 다시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사정없이 달려서 머지않아 늙음이 닥쳐올 텐데 아무런 공업도 이룬 것이 없어 그것을 슬퍼하였던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며, 헛되이 보낸 시간을 후회하면서 눈물로 고백했다고 한다.
올 해를 한 달 남짓 남겨둔 지금 이 순간 보람찬 한 해를 보내지 못해서 후회하고 있는가? 물론 후회와 반성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삼아 성장의 발판을 삼을 수 있기에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자신을 자책하며 후회와 반성으로 시간을 계속 보내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에게는 지나간 시간보다 앞으로 보낼 시간이 더욱이 많기 때문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고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과 같이 우리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을 귀하고 보람차게 보내야 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루고자 거창하게 계획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해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이렇게 작은 일에서부터 계획을 세우다 보면, 해야 하는 일의 우선순위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막연하게 ‘토익 800점 맞기’라고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작게 ‘영어단어 30개 외우기’라는 하위목표부터 정한 뒤에 상위 목표를 둔다면, 작은 성취감이 쌓이고 쌓여 최종목표를 이루는데 강한 뒷받침이 될 것이다.
남은 한 달,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것보다 앞으로 다가올 2014년을 생각하길 바란다. 좀 더 보람찬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며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싶다.
이주영 기자
tardis123@kun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