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선물, 고군산군도에서 만나보는 군산의 겨울 바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해안선이 구불구불하고 섬이 많은 리아스식 해안을 형성하고 있다. 동·식물에게 드넓은 서식지를, 인간에게는 삶의 터전과 아름다운 풍경을 안겨주니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하늘이 군산에 내린 선물’이 있다면 고군산군도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60여 개의 다채로운 섬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내는 천혜의 해상관광공원, 고군산군도 일대의 여러 관광지와 여행코스를 알아보겠다.
▲ 고군산군도 관광 안내도 / 촬영 : 조은상 수습기자 |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
‘군도(群島)’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군산군도는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 총 63개의 섬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는 군산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곳이기도 한데, 고군산군도 일대의 섬들이 무리를 짓고 있는 산들처럼 보여 ‘군산도’라는 이름이 붙었고, 현재는 군산시 전체를 일컫는 지명이 되었다.
▲ 선유8경 중 하나인 선유낙조 / 출처: 군산시청 |
[드넓은 백사장부터 아름다운 낙조까지…꼭 봐야 할 선유 8경]
신선이 노는 섬이라는 뜻을 가진 선유도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그 아름다운 경치에 한몫하는 ▲선유 8경에는 먼저 맑은 모래가 넓게 펼쳐진 △명사십리 해변이 있다. 낮에는 눈부신 백사장이, 밤에는 달빛과 어우러진 잔잔한 바다가 일품이다. 다음으론 △망주폭포가 있다. 부부가 임금님을 기다리다 바위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 망주폭포는 큰비가 오면 여러 물줄기의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평사낙안은 망주폭포 옆에 있는 모래톱으로, 그 모양이 내려앉은 기러기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세 섬의 모습이 마치 돛배가 깃발을 휘날리는 것 같은 △삼도귀범, 밤이면 고깃배의 불빛이 장관을 이뤘던 △장자어화와 해발 198m의 월영봉에서 바라보는 △월영단풍, 그리고 12개의 섬이 병사들처럼 보여 이름 붙여진 △무산십이봉도 존재한다. 그러나 선유 8경 중 단연 으뜸은 △선유낙조라고 할 수 있다. 해 질 녘 작은 섬들 사이로 넘어가는 해와 함께 붉게 물들어가는 고군산군도의 하늘과 바다의 절경은 평범한 일몰과의 비교를 불허한다.
이외에도 선유 8경에 포함되진 않지만, 모래가 아닌 고운 돌로 가득 찬 옥돌해변과 몽돌해변을 걸으며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만약 선유도 전체를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선유도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선유스카이SUN라인을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건물 12층 높이(45m)에서 국내 최장 길이인 700m의 케이블을 가로지르며 바라보는 선유도의 바다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장자할매바위/ 촬영 : 조은상 수습기자 |
[다리로 이어진 두 섬, 대장도와 장자도]
선유도 서남쪽에는 대장도와 장자도가 대장교로 이어져 있다. 대장도에는 장자할매바위가 있는데,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러 간 남편을 기다리다 그대로 돌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장자대교에서는 선유 8경을 볼 수 있으며, 어촌체험마을에서는 갯벌체험, 선상낚시 등 여러 가지 어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무녀도 쥐똥섬의 모습/ 촬영 : 조은상 수습기자 |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놀섬, 무녀도]
무당이 상을 차려놓고 굿을 하는 모양이라 이름 붙여진 무녀도는 2018년 행정안전부에 ‘놀섬’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과거 섬을 전성기로 이끌었던 넓은 염전은 터만 남았지만, 칠면초와 갈대 등 염생식물의 천국이 되어 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무녀도 초등학교 앞 오토캠핑장에서는 캠핑뿐 아니라 갯벌체험을 통해 바지락을 직접 캐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썰물이 되면 바닷길이 열려 쥐똥섬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도 있는데, 밀물 때가 되면 고립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일몰을 맞는 어청도 등대의 모습 / 출처: 전북일보 |
[고군산군도와 전라북도의 끝, 어청도와 말도]
중국의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린단 말이 있을 정도로 서쪽 끝에 있는 어청도는 물이 거울처럼 맑아 이름 붙었다. 대륙으로부터 건너온 나그네새들을 탐조하기 좋으며, 서해안을 비추는 어청도 등대는 흰 바탕에 붉은 지붕을 얹은 모습이 마치 그림과 같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말도는 지도에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국가 어항(漁港)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한 황금어장이라 주말이면 많은 낚시꾼이 모여든다. 섬 끄트머리에 가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도 꿋꿋이 살아가는 말도천년송을 볼 수 있다.
[‘명품’ 고군산군도를 즐기는 데에는 당일도, 1박 2일도 문제 없다]
시간이 단 하루밖에 없어도, 고군산군도를 즐기는 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유대교부터 시작해서, △옥돌해변 △선유봉 △장자대교 △대장봉 △선유스카이SUN라인 △선유도해수욕장 △대봉전망대 △몽돌해변 코스를 약 8시간이면 여유롭게 볼 수 있다. 만약 고군산군도에서 1박 2일을 보내고 싶다면, 신시도에서 △배수갑문 △임도 △199봉 △월영재 △월영봉 △미니해수욕장 △대각산으로 이어지는 4시간 코스를 시작으로 위의 옥돌해변-몽돌해변 코스를 거쳐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장자도항 여객터미널에서 말도까지 여객선을 타고 다녀올 수도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바다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여름 바다도 좋지만, 고군산군도의 잔잔한 겨울 바다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거리가 다소 멀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 대학 정문 앞, ‘군산대 정문’ 정류장(미룡1주공아파트 방면)에 매 시각 10분마다 오는 99번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선유도에 당도할 수 있다. 겨울 바다의 아름다움을 찾아, 고군산군도에서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