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폐쇄결정
지난 2월 13일,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GM이 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영난을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 조정을 통해 해결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GM로고 / 출처 : 구글 이미지 |
한국GM 군산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20%에 불과하고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근로자 평균 임금이 8700만원으로 공장의 효율성이 매우 떨어져 있다. 한국GM은 계속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군산공장의 가동은 어렵다고 판단하여 폐쇄를 결정하게 되었다.
카허 카젬 한국GM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GM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GM본사와 한국GM은 군산공장의 폐쇄와 약 2000명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하여 한국GM 군산공장 노동조합과의 사전 합의는 없었기 때문에 군산공장 폐쇄를 둘러싸고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군산시 전역에는 한국GM의 갑작스러운 폐쇄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한국GM군산공장의 폐쇄와 이로 인한 공장 근로자의 실업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에게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나부끼고 있다.
3월 14일 기준, 군산공장에 남은 정규직 근로자는 고작550여 명으로 전체 정규직 근로자중 1100여 명이 GM의 구조조정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공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나마 남은 근로자들 마저도 GM이 추가 구조조정을 할 경우 공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군산GM에 부품을 납품하던 협력업체는 137개가 있었지만 한국GM 군산공장의 생산이 줄어들며 결국 폐쇄에 이르게 되자 협력업체 중 50여 곳이 문을 닫게 됐다, 이로 인해 5000여 명의 근로자가 한순간에 실업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남은 협력업체도 겨우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새로운 거래처를 찾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된데 이어 한국GM 군산공장까지 폐쇄가 결정되면서 군산은 물론 전북 지역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공업도시인 군산의 거대한 두 기업이 잇따라 공중분해 된 여파로 군산과 인근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자리 감소로 인해 군산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군산 내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군산지역의 상권도 위협을 받고 있다. 많은 상인들이 군산을 떠나는 것까지 고려하는 상황이 되면서 곳곳에 임대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가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군산공장 근로자들을 주 고객으로 하던 산북동 일대 상인들이 매출에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한국GM 군산공장 / 출처 : 구글 이미지 |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군산시민은 정부가 GM을 압박해서 폐쇄결정을 번복하게 하거나, 전기자동차 생산시설로 지정하는 등 군산공장을 되살릴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에 대해 정부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간 관계기관 합동으로 한국GM 관련 진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공유해 왔으며, 일자리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GM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며 GM측도 글로벌선도기업으로써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한국 정부 및 이해관계자와 성실히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항간에는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한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한 GM의 노림수가 숨어있다는 지적도 있다. GM경영진들이 청와대,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산업은행 등을 만나 한국 정부의 포괄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GM측에서 정부의 추가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호주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GM의 호주공장 철수결정 이후 호주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자 공장 철수를 중단했다가 지원이 끊기자 결국 2013년 12월 호주공장을 철수한 것이다. GM이 여러 나라의 정부를 상대로 회사를 지원하지 않으면 철수한다는 식의 협박을 통해 상당한 지원과 특혜를 받아온 선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군산공장 폐쇄 또한 지원금을 위한 노림수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수출을 기다리는 GM차 / 출처 : 구글 이미지 |
한편 정부의 지원을 통해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를 중단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선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한국GM의 노조가 기업의 경영상태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단 과도한 임금협상을 통해 높은 임금을 얻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군산공장의 폐쇄가 결정된 것이고 이러한 비효율적인 공장에 국민의 혈세를 지원하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원금을 통해 단기적으로 폐쇄를 막더라도 이미 한국GM 군산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진 상태라서 협력업체들의 도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정부는 지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지원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한국GM 군산공장이 이대로 폐쇄되면 한국GM 군산공장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GM에 납품하는 협력업체 정규직, 계약직 포함 일자리 15만 개가 소멸되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도 문을 닫은 시점에 추가로 15만 명의 실업자가 생겨난다면 군산뿐만 아니라 전북 지역의 경제가 흔들리기 때문에 지원금을 조성하여 공장폐쇄를 막고 정부-GM-노조 간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의 공업도시인 군산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두 개의 거대기업이 군산지역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군산의 경제상황은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으며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