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 우리 대학 구성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황룡 학우 여러분 모두 안녕하신가! 지난호에 이어서 이번호에는 우리 대학의 상징인 ‘황룡’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황룡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상징이다. 지난호에는 황룡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일상에서의 쓰임새를 알아보았다면, 이번 호에는 우리 황룡 학우들의 의견과 우리 대학 교수님들의 의견을 조사해봤다.

우리 대학의 학우들은 황룡에 대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29일 오후 9시부터 지난 30일 오후 9시까지 총 24시간동안 제1학생회관에 우드락을 게시해 스티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의 상징으로서의 황룡 △상징물 역할수행으로서 황룡 △황룡 캐릭터의 3가지 영역으로 실시한 설문은 그림과 같이 나타났다.

   
 

한편, 이를 각 질문에 따라 도식화한다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학의 상징물로써 황룡에 대해 어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 대학 학우들 78명 중 33명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45명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는데, 이는 현재 우리 대학의 상징물로서 황룡이라는 이미지 자체에 대해 압도적이지는 않으나 대체로 부정적임을 보였다.
두 번째는 “우리 대학 학우들이 황룡이라고 묶였을 때 결속력·자부심 등을 느끼냐”는 질문에 대해서 총 64명 중 15명은 ‘그렇다’, 나머지 49명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앞의 질문과 달리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는데 이것을 백분위 할 경우 무려 75%가 부정적인 견해를 지녔다는 점이다. 또한 이는 우리 대학 학우들이 가령 ‘황룡인’이라고 묶였을 때 긍지와 소속감을 별로 느끼지 못함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황룡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총 83명 중 17명이 ‘괜찮다’, 66명이 ‘별로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앞의 질문처럼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는데 이는 약 80%가 현재의 캐릭터에 대해 부정적임을 뜻한다. 한편, 이러한 설문조사에 관해 경제학과 3학년 모 학우와 인터뷰를 나눠봤다.

Q. 황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상징이라면 상징이 가진 의미를 잘 표현해줘야 하는데 지금 황룡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과연 많은가? ‘황룡제’, ‘황룡체전’이라는 말이 없었더라면 황룡이 상징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Q. 상징물을 쓴다는 것이 결속력을 위한 것인데, 그렇다면 황룡을 통해 결속력을 크게 느끼진 못했는가?
학과나 이런쪽으로는 느꼈으나 황룡으로 느낀 적은 없다.
Q. 캐릭터화된 황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캐릭터화된 황룡이 있는지 잘 몰랐다. 학과잠바에 황룡과 비슷한 것이 있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그것이 진짜 황룡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Q. ‘황룡제’, ‘황룡도서관’ 등으로 주로 황룡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선 별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그 상징을 잘 못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우들에게 더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그러한 홍보활동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상징물 ‘황룡’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황룡에서 다른 걸로 바꾸기보다는 황룡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쪽이 더 맞지 않나 싶다. 앞서 말했듯이 황룡에 대한 더욱 많은 홍보와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황룡에 대한 학우의 입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황룡에 대해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떨까? 그래서 미디어문화학과 오원환 교수님의 도움을 얻어 황룡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Q. 황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보통 대학들이 고유의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호랑이, 연세대의 경우 독수리, 또한 제가 나온 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경우 악어다. 이러한 상징적 동물이 있음으로 해서 그것이 황룡제라던지 우리의 소속감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황룡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찌 생겼는지는 모르나 생긴 이미지가 좋은 뜻이 있다면 사용하는데 있어 좋은 것 같다.
Q. ‘황룡제’, ‘황룡도서관’과 같이 ‘황룡’이 자주 사용되는데, 이러한 ‘황룡’이라는 것이 과연 오늘날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데 있어 좋은 것인가?
A. 호랑이가 좋으냐, 독수리가 좋으냐, 용이 좋으냐와 같은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고, ‘황룡’이라는 것이 취향뿐만 아니라 전설, 신화와 연결돼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종의 트렌드 면에서 보면 구식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황룡’이라는 이미지의 좋고 나쁨보다는 그것을 어떤 이미지로 구축해서 사용하는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황룡이든 어떤 캐릭터든 학교에 고유의 캐릭터가 있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다만 이러한 캐릭터에 어떤 의미들을 부여하는가가 사실상 중요하고 이러한 부여된 의미를 그렇게 부여된 의미들을 구성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것을 통해 우리 대학 학생이라는,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황룡이라는 이름들이 어떤 의미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욱 황룡 고유의 정신을 발굴하고 새롭게 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황룡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학과 단위의 티셔츠에 사용되는 것만이 아닌, 학교 전체를 홍보할 수 있는 티셔츠나 공책과 같은 우리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에 황룡 캐릭터를 이용한 것들을 많이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웬만한 큰 학교들은 캐릭터의 의미를 잘 살릴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잘 수용될 수 있게 개발을 해야 한다.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지금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의미개발과 우리 대학을 알리는 홍보물로 더 많이 쓰였으면 한다.
Q. 한때 황룡이란 이미지가 외국인에게 공포스러운 대상으로 여겨져 혐오감을 준다는 논의가 있었다.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Dragon이라는 존재가 신화속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중국의 경우에 용은 영험하고 신성시되는 존재다. 악어나 호랑이도 인간하고 가까이 있으면 공격적인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들을 사용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가 볼때는 이러한 것들 보다는 용에 대한 여러 이미지가 있을텐데, 좋은 이미지를 선택해서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용꿈을 꿨다고 하면 굉장히 좋은 의미인데, 이러한 것들을 개발하고 부각시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저는 용이라는 코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서양에서 공포스럽게 느낄 수도 있으나, 이러한 문화적 코드의 차이를 서양인들도 재밌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앞서 황룡이라는 것이 어떤 이미지로 구축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현재 그러한 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여기(우리 대학)에 온지 대략 1년이 됐다. 이 동안 생활하면서 생각했을 땐 소극적이지 않나 싶다. 몇 군데 황룡이라는 단어들을 눈으로 목격하고 듣기도 하지만 이것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이 되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행사나 학교 건물이나 학교 본부에서 주도적으로 가는 것 뿐만 아니라, 학생 자치단체나 학생들도 이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황룡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구축하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황룡이라는 이미지가 예전에는 어떻게 구축됐는가도 중요하고 이 시대에 맞게 어떻게 가공되고 새롭게 조명되는가도 중요하다. 그리고 요즘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드, 이러한 것들도 캐릭터를 만든다거나 그것이 활용되는 맥락에 있어 학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예컨대 마치 게임 캐릭터와 같은 느낌으로 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학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이미지, 단순히 오락적이지 않더라도 황룡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학문적이건 전통적이건 학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앞서 캐릭터를 이용해 홍보물을 만들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이때 캐릭터는 새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저는 학교에 관련된 다양한 상징은 처음에 만들어진 게 똑같이 유지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식으로든 조금씩 변형이 될 수 있고 그시대의 포맷에 맞게 트렌드화 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황룡이라는 캐릭터를 쓸 때 가령 보고서에 넣어지는 황룡 캐릭터와 학생들이 티셔츠에 사용하는 캐릭터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즉, 황룡이라는 캐릭터가 있다면 이것을 이용한 다양하고 변형된 캐릭터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예컨대 기뻐서 웃는 황룡이나 슬퍼서 우는 황룡과 같은 이러한 다양한 상황과 맥락속에서 황룡이 사용되면 좋겠다. 다만 우리 대학의 상징인 황룡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캐릭터를 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소속감 때문인데, 학생들, 교직원들이 모두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도록 개발이 됐으면 좋겠다.

이상으로 학생들의 의견과 교수님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현재 상징물 ‘황룡’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좋은 이미지나 참된 의미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룡제’, ‘황룡체전’, ‘황룡도서관’ 등에서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제대로 된 의미로 작용한다고 보긴 힘들다. 즉 오늘날 사용되는 황룡은 그저 상투적인 의미로 굳혀졌을 뿐 황룡이 가진 이미지와 의미를 뽑아내서 사용하고 있다곤 보기 어렵다.
또 홍보의 측면에서도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중행사에서만 황룡이란 말을 상투적으로 사용할 뿐, 그 외에 황룡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참신한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황룡이 상징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황룡인이라는 하나의 내집단에 소속돼 있지만 앞의 설문 판처럼 소속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이러한 점에서 상징물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의 상징물인 황룡은 결코 나쁜 의미는 아니다. 다만 오늘날 사용되는 캐릭터는 트렌드면에서 구식이라는 지적이 있고 또 그 다양성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다. 조금 더 이 상징물에 관심을 갖고 많은 의미로 재탄생·재창조해 나가는 것은 어떨까?


유일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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