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는 못난이 농산물의 재탄생
▲ 못난이 농산물 / 출처 : 파이낸셜뉴스 |
최근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농산물이 늘어나면서 농가소득 손실을 넘어, 환경오염과 식량 불균형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산물을 폐기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이산화질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며, 썩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역시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에 버려지는 농산물을 적극 활용한 실천 방안의 필요성이 강조되며, 못난이 농산물의 활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신선도, 영양 등 품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나 모양 또는 크기가 소비자가 원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비규격품 농산물을 말한다. 그동안 농가는 판매 시 규격화된 모양과 크기에 벗어난 못난이 농산물을 헐값에 처분하거나 자체 폐기하는 게 대부분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환경문제가 떠오르면서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2014년부터 못난이 농산물의 유통 캠페인을 펼쳤고, 그 결과로 온·오프라인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에 우리나라도 점차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전문 유통 업체 및 캠페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군산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못난이 농산물’ 유통을 통한 농가소득 개척에 나섰다. 지원센터는 못난이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인 올투딜리셔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배추와 무 등을 포함한 친환경농산물 캠핑꾸러미 공급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제로 군산시 농가에서 겨울 내 애지중지 키운 무가 날씨, 진딧물의 습격으로 크게 자라지 못해 폐기 위기에 놓였지만, 재단 직원들의 노력으로 ‘째깐이 무’란 이름표를 달고 현재 전국으로 공급 중이다. 이에 유명 식품업체인 샘표는 못난이 농산물 유통 플랫폼인 예스어스와 제휴해 군산 농가의 ‘째깐이 무’ 구매 고객에게 샘표 제품과 레시피북을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친환경 농가를 돕고 ‘무’ 요리 솔루션 제시를 통해 버려지는 농산물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다른 예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메신저 앱 카카오톡이 지난해 8월, ‘카카오톡 쇼핑하기’에서 대대적으로 열렸던 못난이 농산물 기획전이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농가는 안심할 수 있는 판매처를 찾게 되었고, 저렴한 가격과 착한 소비 방식에 많은 소비자가 함께했다.
또한, 못난이 농산물은 화장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는 제주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고자 업사이클링 뷰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못난이 농작물, 재료로 쓰인 뒤 남은 부산물 등이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됐다. 실제로 이니○○○는 제주에서 수확한 제철 못난이 당근을 원료로 ‘못난이 당근 핸드솝’과 ‘못난이 당근 핸드크림’을 만들며 자원 순환 제품을 선보였다.
이처럼 못난이 농산물은 다양한 전문 업체로부터 유통되며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회용품, 플라스틱 또는 자동차 매연 등을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익숙하게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슈에서 알아봤듯 우리가 먹는 음식도 환경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상품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은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1/3인 약 13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환경오염을 막고, 저렴한 가격에 친환경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못난이 농산물의 소비로 지구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건강한 지구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