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지배하다, 조향사
향기는 사람의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는 감각입니다. 향기를 통해 추억, 감정 등을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향기뿐 아니라 라면, 음료수 등 많은 냄새도 우리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이렇게 향기는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서 존재합니다. 이런 향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조향사입니다. 온종일 향기에 빠져서 수없이 많은 향을 만들고 맡는 조향사. 어떤 직업이고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조향사는 기본적으로 향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향은 굉장히 많습니다. 비누로부터 시작해서 로션, 크림, 화장품, 음식 등 제품에서 나는 모든 향은 다 조향사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조향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향을 모두 알고 있어야합니다. 때문에 향에 대한 감각이 모두 열려있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향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 조향사 정미순씨는 “다루는 소재가 향이다보니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EH 향이라는 분야도 하나의 예술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향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리고 내가 상상하면 그 상상속에서 무언가 만들어진다는 크리에티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다는 것. 이런 것들이 조향사의 매력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조향사는 화장품이나 향료나 향수를 다루는 향장품연구자(perfumer) 그리고 전문적으로 식품 향료를 다루는 식품향료연구자(flavorist)로 세분하기도 합니다. 식품향료연구자는 식품이나 상품의 향을 다루는 사람들로 식품도 다루기 때문에 입과 코를 모두 사용합니다. 작업의 대상이 식품이라서 모든 원료는 인체에 해가 된다면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향의 안정성도 함께 관리합니다. 인간의 식생활은 굉장히 보수적이라서 보통 기존에 경험하지 않았던 향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많이 낮아서 주로 자연의 향을 모방하고 재현합니다. 향장품연구자는 오직 코만 사용하는 조향사입니다. 이 분야는 천연적인 존재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인간의 후각만을 자극해서 기분 좋게 느끼게 해주는 향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연계에는 없는 향이라도 인간이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되므로 굉장히 창의 적인 작업들을 하며 따라서 이들에게는 감수성과 상상력 또한 많이 요해집니다.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향을 좋아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향을 다루기 위해서는 1년간의 훈련이 필요하고, 한 가지 향을 만드는 데 최소 1개월~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긴 훈련기간과 조향과정을 버틸 수 있는 열정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원료를 비율에 따라 조합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화학적인 지식도 요구됩니다. 조향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우선 해외 조향스쿨에서 교육과정을 쌓은 뒤 다양한 경험을 쌓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명한 조향스쿨은 프랑스의 ISIPCA와 일본의 NIFFS가 있습니다. 국내에는 과거에 조향교육시설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국내 조향교육시스템도 많이 발전하여 국내에서 조향사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대학의 화학과와 식품공학에서의 학사 학위가 필요하며, 유기화학이나 신경과학 등을 배워야합니다. 박사 학위가 있는 조향사들은 식품 공학 연구실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화장품 회사나 식품회사, 향수회사 등의 향료 관련 부서에 입사하여 조향 교육 받은 후에 조향사가 되며, 우리나라에는 △태평양 △LG화학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등이 향료와 관련된 부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건강한 삶, 즉 웰빙이 만연해지며, 건강식품이나 건강음료, 화장품 등에서 요구되는 좋은 향과 맛을 위해 조향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없는 직업이었는데 최근에서야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현재 국내 조향사는 약 200명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고영두 수습기자
duden8@kun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