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nt to know you
저는 현재 기자입니다. 사실 이 직책이 부담스럽고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인터뷰도 하고 취재도 하고 글도 씁니다.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궁금증이죠. 그리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바로 ‘질문’입니다.
제가 질문하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건 중학교 때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생기고 난 뒤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과 친해지고 싶고, 잘 보이고 싶었던 저는 교무실에 찾아가서 선생님들께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질문은 수업이해에도 도움이 되고, 선생님들과의 친근감을 쌓는데도 제격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자신감이 조금 높아져 공식적인 자리에서 질문하기 시작한 때를 말해보겠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질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떨림’, ‘내가 질문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나선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또는 ‘수준 낮은 질문을 한다고 무시하진 않을까’ 등등 제가 실제로 겪었던 생각들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들을 다 이겨내고 질문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번년도 5월, 전주에서 있었던 국제영화제 때였습니다. 제가 봤던 영화는 GV(Guest Visit)를 같이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보던 배우들, 그리고 그 영화를 만든 감독님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흥미로운 질의응답들을 지켜보며 나도 저 감독님, 배우들과 대화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질문을 해보자고 마음 먹은 순간 사회자는 마지막 질문자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었고, GV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후회를 굉장히 많이 했고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꼭 질문을 해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다행히도 그 기회는 멀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에 예매해 놓은 영화도 GV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인 영화감독님과 진행되는, 동시통역기를 귀에 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용기를 내어 영화를 보며 들었던 생각들을 질문했고 그 자리에서 되돌아오는 대답, 멋진 분과 소통했다는 감격 때문에 매우 신났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이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질문하고 싶어 설렜습니다.
지난 5월 들었던 강연에서 이규창 대표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낯가리는 순간에 기회를 놓칩니다.”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겪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기자라는 신분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들어가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곳에 들어갑니다. 오래된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 잔잔함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는 매우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마지막 메시지를 제가 좋아하는 어반자카파의 ‘Get’이라는 노래 가사로 대신 전하고 싶습니다.
" 뭘 망설여 바보같이 답답해 너의 태도
그냥 좀 해도 돼 한 번쯤 미친 사람처럼
나도 알아 나도 못 해 말하면서 어이 없어
어려워 사는 게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