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찾아낸 흙 속의 진주, 역주행 모음!
지난 3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라는 곡을 시작으로 ‘역주행’ 문화가 우리 근처에 자리하게 되었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음악 차트 속 역주행은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줌과 동시에, 광산 속에 숨겨진 보석처럼 명곡들을 발굴해낼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역주행은 음악만이 아닌 게임, 드라마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이제야 찾아낸 흙 속의 진주, 다양한 분야에서의 역주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입소문으로 이뤄낸 역주행 ‘예뻤어’]
▲ DAY6 예뻤어 티저 이미지 / 출처 : JYP엔터테인먼트 |
JYP엔터테인먼트의 밴드 그룹 DAY6의 노래 ‘예뻤어’는 지난해 1월, 역주행의 시작을 알렸다. 2019년부터 이어진 음원 사재기로 인한 순위 독점으로 대중들의 불만이 커지던 시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재기 곡 대신에 역주행했으면 하는 곡 말해보자!”라는 글이 게시되었다. 많은 곡 중, DAY6의 ‘예뻤어’에 대한 누리꾼들의 동의는 역주행의 발판이 되었다. 커뮤니티에 글이 게시되기 전 500위권을 웃돌던 ‘예뻤어’의 순위는 글이 게시된 이후, 발매 1,073일 만에 멜론차트 52위, 지니뮤직 11위, 벅스뮤직 7위를 등극하였다. 더하여 연간 스트리밍 횟수 또한 2017년 8,310,000회에서 약 1.8배인 14,838,000회로 급상승하며 놀라운 역주행을 보여주었다. 커뮤니티의 입소문과 팬들의 홍보가 더해진 이 역주행은 사재기로 조작된 차트 속에서 빛을 내는 ‘진정한 1위’가 되었다.
[‘군인픽’에서 ‘대중픽’으로, 브레이브걸스]
▲ 브레이브걸스 / 출처 :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
지난 3월, 한 유튜버의 채널이 만든 댓글 모음 영상이 때아닌 급물살을 맞았다. 무명 아이돌이었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무대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기 좋게 편집한 영상인데, 이것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추천된 것이다. 다수에게 영상이 노출되면서 브레이브걸스의 존재를 대중에게 확실히 알릴 수 있었다. 유명세를 얻기 전, 브레이브걸스는 음악방송 대신 위문 열차 공연을 자주 다녔다. 위문 열차는 비교적으로 돌아오는 이득이 적었지만, 브레이브걸스는 군인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위해 왕복으로 장장 12시간이나 걸리는 백령도에까지 다녀오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과 함께 이러한 미담까지 알려지자, 군인뿐만이 아니라 대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현재, 브레이브걸스는 멜론 기준으로 1위를 총 45회, 그리고 주간 인기상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꼬북칩 △덴마크 요거밀 △엘칸토 △롯데백화점 △BBQ △스파오 등 다양한 업체에서의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도래한 전성기이니만큼, 브레이브걸스는 현재 ‘희망돌’로 불리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뤄낸 쾌거, ‘로스트 아크’]
▲ 로스트아크 아트워크 / 출처 :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 |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역주행 주자로는 ‘로스트아크’가 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가 2018년 11월 선보인 MMORPG게임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 있다. 그 이유로는 ‘적극적 소통’과 ‘투명한 운영’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던 유료 아이템의 확률이 공개되면서 게임 업계에는 큰 파란이 일었다. 그중에서는 기만적 확률뿐만 아니라, 표기된 확률과 실제 확률이 다른 ‘확률 조작’으로 드러난 경우도 있어 현재까지도 유저들은 게임 회사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게임에 싫증이 난 유저들은 지금까지 해온 게임과는 다른, ‘로스트아크’를 택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해부터 ‘루테란 신년 감사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노력해왔다. 또, ‘게임의 관행’으로 불려왔던 ‘강화시 파손 위험’도 없앴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면 할수록 마일리지 보상이 쌓여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4월 기준으로 PC방 점유율 전체 3위를 기록하는 등 유저들의 호응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시대를 넘은 사랑이 이끈 역주행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 달의연인-보보경심 려 1차 티저 이미지 / 출처 : SBS공식홈페이지 |
2016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방영 당시 사전 제작 드라마의 특성으로 동 시간대 방영 드라마인 ‘구르미 그린 달빛’에 비해 피드백을 수용하기 어려웠고, 개연성과 연기력 논란으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 SNS에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정주행 후기, 드라마 장면을 짜깁기한 글이 다수 게시되며 천천히 역주행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또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현재 역사적 논쟁이 일어나는 한복에 대한 섬세한 역사 고증이 함께 화제 되며 다양한 측면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이런 관심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콘텐츠웨이브가 공개한 9월 2주 차 웨이브 차트에서 당시 방영 중이던 다양한 드라마 사이에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10위를 차지하며 6주라는 긴 시간 동안 TOP10을 유지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렇듯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역주행은 방영 당시에는 관심을 얻지 못했던 드라마가 탄탄한 내용과 섬세한 구성으로 다시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역주행한 다양한 분야엔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받았던 관심이 적었어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 나의 노력을 어느 사람도 생각해주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긴 시간 끝에 발굴해낼 수 있었던 작품들처럼 그 노력의 대가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오늘은 역주행 작품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속에 담긴 희망과 함께하는 하루는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