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헬멧 의무화 개정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인구는 1,300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의 수도 2005년 20만 5,100명에서 2015년에는 27만 9,544명으로 36%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전거로 인한 교통사고도 또한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02년 23만 1,026건에서 2014년 21만 5,354건으로 6.7%가 감소했지만, 자전거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1만 4,899명에서 1만 6,687명으로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3월 28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이번 달 9월 28일부터 자전거 운전자와 동승자의 헬멧(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도로교통법 제50조)된다. 이는 자전거도로는 물론이고 차도나 인도에서도 적용된다. 지금까진 자전거에 어린이를 태울 때에만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혼란과 반발을 우려해 처벌 조항은 넣지 않았다. 또한, 행안부는 “헬멧 착용문화가 정착된 후에 처벌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지난 3월 28일 법안이 통과된 이후 낸 보도자료에서 “2012년부터 5년간 자전거 사고로 인한 응급 환자 중 머리 부상자가 38.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헬멧을 착용할 경우 머리 부상 정도가 8%~17% 줄어든다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실험 결과를 언급하면서 “헬멧이 중상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9월 성인 머리모형(4.5㎏)을 이용해 낙하실험을 했는데, 모형을 자전거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20㎞로 떨어뜨린 결과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 중상 가능성이 95.1%지만 착용한 경우엔 15.0%로 급감했다.
도로교통법이 공포되고 6개월의 계도 기간에 있었지만, 아직 대다수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개정안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실정이다.
자전거로 통학하는 고승현 씨(행정학과⦁14)는 “자전거를 살 때 헬멧도 같이 구매했다.” “ 하지만 통학거리가 짧고 덥고 휴대하기 불편하여 거의 사용하진 않는다.” “헬멧 의무화 개정에 대해서도 처음 들었다. 하지만 처벌규정이 없다면 대부분 헬멧을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라고 밝혔다.
또한 자전거 여행이 취미인 김영재(화학과⦁15)는 “사이클로 장거리 주행이 많아 헬멧을 종종 사용한다.” “하지만 10Km 이상이나 차도를 달릴 때나 사용하지 학교 통학 시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학내에서도 자전거를 타면서 헬멧을 쓰는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이번 의무화 개정에 대해서도 처음 들었다. 하지만 단속도 없고 처벌규정도 없는데 왜 개정한 지 이해할 수 없다.” 고 밝혔다.
대다수의 자전거 이용자들도 개정안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자전거 이용자들의 헬멧 이용률도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자료로는 2013년부터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94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09명(11.2%)만이 헬멧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외부 충격을 흡수해주는 장치가 없다. 그럼에도 자전거 이용자들은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그 충격이 고스란히 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심각하다. 건양대학 병원 정형학과 연구팀에 연구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11~20세 환자가 101건(26.2%)으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학내에서 자전거 헬멧을 착용한 운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은 14세 이상이 음주 주행이나 도로 신호 무시, 자전거를 위험하게 운전하는 등의 행위로 2회 이상(3년 이내) 적발되면 안전교육을 의무 이수케 하고 있다. 특히 안전교육 시 5,700엔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이수하지 않을 시 5만 엔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호주도 헬멧을 미착용하면 146달러의 벌금을 내야하고, 폴란드와 오스트리아는 아예 10~16세는 공식 면허증을 취득해야 자전거 주행이 가능하다.
이번 자전거 헬멧 의무화 개정은 단속도 없으며 처벌규정 또한 없다. 그러므로 많은 자전거 이용자들도 이번 개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안전과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전거 헬멧 착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모두가 헬멧 착용을 실천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