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지난 1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영된 ‘정인이 사건’이 큰 이슈가 되었다. ‘정인이 사건’이란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살인사건으로, 당시 생후 8개월에 입양된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생후 16개월에 사망하게 된 사건이다. 이는 많은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는데, 방송 이후로 아동학대의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큰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친척의 모진 학대로 열 살 여아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군산 인근 지역 익산에서는 생후 2주 된 신생아가 20대 부모로부터 아동학대를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렇듯 지금도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동이 어린이집, 유치원, 가정 등에서 어른들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계속되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각종 방지 제도를 살펴보자.
아동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성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가정뿐만 아니라 아동이 속해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모든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새롭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최근 들어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발견되었다. 아동학대 사건은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그에 반해 아동이 있는 가정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두는 사람이 드문 사회적 문제였다.
2019년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학대를 받은 아동들의 84%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전국 지방법원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다룬 아동복지법 위반 사건 등을 보면, 최소 16명에 이르는 아동의 부모가 법적 판결을 받았다. 판결문에는 부모의 학대 행위가 혹독했고 악의적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법원이 가해자에게 내린 벌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짧게는 징역 6개월, 길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한 후 1~2년간의 집행 유예에 불과했다. 학대 부모의 교화를 위한 조치는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사회봉사 등이 전부였다. 아동학대는 가혹했지만, 피해 아동과 부모 등을 향한 사회적 지원,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에 아동 보호법과 제도,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아동학대 문제가 크게 이슈된 정인이 사건 이후,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먼저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1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강화하였다. 또 보건복지부는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아동을 부모로부터 즉각 분리하는 제도를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군산시는 지난 18일에 지역 내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 아동보호를 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고 하였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즉각 분리 제도’를 시행하고, 학대 아동을 위한 쉼터를 군산에 새롭게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학대 피해 아동과 가해자의 치료와 교육을 수행하며 피해 아동의 심리·정서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생겨난 방지 제도를 살펴보았다. 큰 이슈 후 정책적으로 변화가 있었지만,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다. 더는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아동이 정인이 사건과 같은 일을 마주하지 않게 우리가 관심을 두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