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총장선거에 적극적 관심을 촉구한다
우리대학 제7대 총장 선거가 오는 12월 11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교수, 직원, 학생 등 교내 구성원 38명과 지역 각급 기관단체 12명 등 총 48명으로 구성된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위원회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의 후보등록을 허용한 이번 선거에서 누가 외부인사로 나설 것인가에 대해 그간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9월 30일 마감된 총장후보 접수결과 7명의 교내 후보만이 등록을 마쳤다. 능력있는 후보자들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총장후보자 초빙위원회 나름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결국 ‘우리만의 리그’가 되었다. 총장 후보를 뽑는 추천위원들은 선거 당일 아침 추첨을 통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그 동안 교육부는 직선제 과정에서 노출된 대학 내 파벌형성, 상호 비방을 통한 학내 갈등, 과도한 선거비용 지출 등을 이유로 국립대 총장 간선제를 밀어붙였다. 행·재정적 지원을 당근으로 제시한 반강제적 조치였다. 재정의 국비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립대학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벌써부터 총장 간선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가 들린다.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위원회 내부위원 구성 비율을 놓고 교수, 직원, 학생 대표 간에 팽팽한 긴장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직선제 총장선거 과정에서 겪었던 내부 갈등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총장선거는 로또 추첨과 같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전체 교수의 약 10% 정도가 추천위원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10%가 전체 교수들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교외에서 추천위원으로 참여하는 인사들은 우리대학이 추구하는 교육목표와 우리대학의 실상 그리고 각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에 상대적으로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교외 추천위원들은 그 동안 각종 언론과 교외 위원회 활동에서 노출된 각 후보들의 피상적인 이미지와 학연, 지연을 바탕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도적 미비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장 선거는 학내 구성원들의 각별한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대학구조개혁이라는 거대한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4년은 우리대학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0월 17일 대학입학정원을 2023년까지 현재보다 16만명 줄이는 대규모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대학입학 정원이 유지된다면 2018년부터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지고 2023년에는 그 차이가 16만명에 이르게 되는데 따른 대책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생 확보의 어려움과 대학 재학률 저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실대학의 퇴출과 과감한 입학정원 축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교육부의 의뢰를 받은 대학구조개혁 정책연구팀은 전문대학을 포함한 전국의 339개 대학을 평가 후 3개 그룹으로 나눈 후 ‘상위대학’에 속한 대학에는 정원을 줄일 경우 정부 지원금을 늘려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적용하고, ‘하위대학’에 속한 대학은 정부지원을 끊으며, ‘최하위대학’은 강제 폐쇄하는 방식을 제시하였다. 11월 10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다시 5개 그룹 세분화 방안을 언급하였으나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대학을 폐쇄하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 국립대학 평가에서 구조조정 중점추진대학에 포함되었고 올해 교육부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우리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번 교육부의 발표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대학 재정이 한계상태에 도달한 일부 지방 사립대학들은 이미 퇴출이 시작되었다. 우리대학과 유사한 규모 지방국립대학들의 각종 교육지표들이 중소규모 지방사립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사실만을 위안삼아 우리대학의 미래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앞으로 있을 대학평가 과정에서 국립대와 사립대를 분리해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의 교육성과지표로는 우리대학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실이다. 국립대학이라는 울타리도 이미 걷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총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학과와 단과대학의 벽을 허물고 과감한 내부개혁을 통해 대학을 특성화하는 것만이 우리대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12월 총장선거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소지역주의에 안주하며 가식적으로 행동하며 군림하는 지도자를 ‘향원(鄕愿)’이라 지칭하고 경계하였다. 공자가 말하는 향원은 친화력이 있고 성실하며 겉으로는 결점이 없이 도덕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기가 경험한 좁은 범위에서 체득한 편협한 가치관과 신념으로 타인과 세상을 판단하는 사람을 말한다. 앞에서는 구성원들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자신과 주변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 힘쓰는 사람이다. 우리대학의 차기 총장이 향원의 모습일지 아니면 우리대학을 ‘당당하고 강한 새만금 선진대학’으로 이끌 강력하고 존경받는 리더일지 이는 전적으로 오는 12월 11일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