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후비는 자화상, 홍승택 화가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리고 누구나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스스로 힘들었던 경험도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쉽게 좌절해본 적도 있을 것이고, 혹은 타인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만나볼 화가는 타인의 시선에 맞춘 그림이 아닌, 자신의 꾸미지 않은 솔직한 모습을 그려낸다. 본인만의 독특한 자화상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화가, 홍승택 동문을 만나보았다.

▲ 홍승택 동문 / 제공 : 홍승택 동문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군산대학교 미술학부를 00학번으로 졸업한 홍승택입니다. 현재 군산시 장미동에 위치한 ‘아트바나나홍화실’을 운영하며, ‘내 안의 또 다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화가로서 활동 중입니다.

 

Q. ‘화가’라는 꿈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외동아들이다 보니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때 제 마음을 표현할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 칭찬이 마냥 좋아서 그림을 더욱 자주 그리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화가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아트바나나홍화실 내부 / 촬영 : 황주영 수습기자

 

 

Q. 자신만의 작품스타일을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저만의 그림 스타일을 조금 늦게 찾았습니다. 사실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땐 공부는 커녕 놀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을 하고 나서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학업에 열중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저는 열심히 하는데도 저보다 앞서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혼자 작업실을 방문했는데, 당시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되게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웃겨 보였습니다. 순간 이때 느꼈던, 꾸미지 않은 제 자연스러운 모습을 자화상으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은 감정을 계기로 나만의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고, 점차 저만의 작품 스타일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 유명하셨던 교수님이 제 자화상에 대해 조언과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때의 경험 역시 저의 작품스타일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대학교 졸업 후 대학원까지 진학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원까지 진학하신 이유와 학 교를 다니시면서 무엇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당시 우리 대학은 전라북도 내에서 예술대학이 많이 활성화 되어있는 편이였습니다. 또한, 저희 교수님들이 타 대학에 비해 팝 아트 같은 현대미술을 많이 추구했었습니다. 저는 서양화보다는 현대미술 쪽을 선호했기 때문에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심도 있게 공부를 하고 싶었고, 실제로 여러 가지 지식을 배우며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 작품'코 후비는 자화상' / 촬영 : 황주영 수습기자

 

 

Q. 그렸던 작품들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요?

A. 사실 모든 작품마다 각자 사연이 있고 소중해서 딱 하나 고르기는 어렵지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은 대학 졸업 작품이었던 ‘코 후비는 자화상’입니다. 제 자화상이 시작되는 시점이었고 지금까지도 제가 추구하는 작품 스타일에 미친 영향력이 커서 특히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도립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그 작품은 제 당시 감정을 깊게 담아내 만들었던 작품이라 생각이 납니다.

▲ 작품'거울 위 자화상' / 제공 : 홍승택 동문

 

 

Q.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으시나요?

A. 저는 무언가를 보고 영감을 얻기 보다는 주로 순간순간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생긴 버릇이 있는데, 평소에 문득 생각나는 게 있으면 포스트잇에 적어놓고 고민을 해봅니다. 이후 그 아이디어에 제가 처해 있는 상황과 감정을 함께 담아서 작품을 완성시키곤 합니다.

 

Q. 작품에서 남들과 차별되는 본인만의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찾아보면 저랑 비슷한 스타일의 작업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좀 남들과 다르다고 표현할 수 있는 건 ‘채색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팔레트에 물감을 섞는 게 아닌, 캠퍼스위에서 물감을 중첩시키는 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 살을 채색할 때 살구색만 칠하는 게 아니라 파란색과 빨간색을 함께 중첩하는 ‘독특한 컬러감’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감정을 살려서 그리는 것도 저만의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Q. ‘화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화가는 꿈과 희망을 표현하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저도 현재 꿈을 찾아가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화가는 딱딱한 사회와 개개인의 삶을 이어주는 ‘중간 다리’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역할을 하는 화가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더 유명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습니다. 내년에는 저의 작품을 통해 개인전이나 단체전 활동을 계획하고 있고, 먼 훗날에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그간의 작품들과 당시의 상황들을 회상해 놓은 일기형식의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사실 계획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보니 계획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군산대학교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스스로의 위치에서 얼마나 충실한지에 따라서 인생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시기에 좀 더 충실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무슨일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며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현장 / 촬영 : 노신영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