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보면 아버지와 딸, 아들이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타이어에 구멍이 난다. 오빠는 여동생 ‘머피’에게 네 이름처럼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놀린다. 그것을 들은 머피는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린다. ‘왜 자신의 이름을 머피의 법칙을 따서 왜 이렇게 안 좋은 뜻으로 지었는지’. 그러자 아버지는 대답한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만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야. 일어날 법한 일은 일어난다는 것이지.’

 

‘친구들과 미팅을 갔었지. 뚱뚱하고 못생긴 애 있길래, 와 쟤만 빼고 다른 애는 다 괜찮아. 그러면 꼭 걔랑 나랑 짝이 되지. 내가 맘에 들어 하는 여자들은 꼭 내 친구 여자친구이거나 우리형 애인, 형 친구 애인. 아니면 꼭 동성동본.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우리가 쓰고 있는 머피의 법칙이란 정확히 무슨 뜻일까? 과연 머피의 아버지 말처럼 어차피 일어날 일이 결국엔 일어난다는 뜻일까?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머피의 법칙’은 1949년 미국의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일하던 머피 대위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어떤 실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머피는 그 원인을 무척 사소한 곳에서 찾게 되었다. 그때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 한다’는 말을 했다. 안 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쓰게 됐다. 머피의 법칙의 대표 사례들을 통해 머피의 법칙의 비밀을 캐보자.

 

왜 잼 바른 쪽이 바닥으로 떨어질까?

   
 
식탁 위에 놓은 잼 바른 토스트가 바닥에 떨어지면, 운이 없어서 그런걸까? 이와 같은 상황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보자. 먼저 식탁 위에 놓인 토스트가 바닥에 떨어지면, 잼을 바른 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경우와, 잼을 바른 쪽이 위를 향하는 경우 두가지가 생긴다. 일어날 가능성이 같다면 확률은 똑같이 50%일 것이다. 그런데 토스트의 한쪽 면에는 잼을 발랐기 때문에 두 가지 경우의 확률이 똑같지 않다.

중력과 식탁의 평균 높이는 떨어지는 시간을 결정하고, 토스트의 크기와 초기 위치에서 떨어지는 각도는 토스트의 회전운동을 결정한다. 이때, 토스트가 회전해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을지, 위를 향할지는 토스트를 회전시키는 힘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 힘은 중력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보통 식탁 위에서 떨어뜨린 토스트는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몇 바퀴를 회전할까? 중력과 식탁의 높이를 고려해 실제로 계산해 보면, 대략 반 바퀴 돌고 바닥에 닿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잼을 바른 토스트는 약 반 바퀴를 회전하고 떨어져,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도록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동네 목욕탕을 찾은 날은 왜 한 달에 두 번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오오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기에서 그녀가 날 꼭 어이없이 바라볼까 세상에’

 

내가 계산하려고 선 곳은 왜 느릴까?

   
 
슈퍼마켓에 가면 여러 개의 계산대가 있다. 우리는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 것 같은 곳을 선택한다. 그런데 왜 꼭 내가 계산하려고 선 곳은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는 걸까? 확률을 직접 구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슈퍼마켓에 3개의 계산대가 있고, 그 중 하나의 계산대에 줄을 섰다고 가정해 보자. 계산대가 3개 있으므로, 내가 선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 확률은 1/3이다. 반면, 나머지 줄이 빨리 줄어들 확률은 2/3이다. 내가 선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 확률의 2배다. 내가 서지 않은 줄이 빨리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다.

 

이론적인 확률을 수학적 확률이라고 한다. 위의 두 가지 대표 사례들과 같이 수학적 확률로 도출해보면, 결국 머피의 법칙은 우연적인 일이 아닌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그러니 학우들도 안 좋은 일에 안 좋은 일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아, 운이 너무 나빴어. 내 운은 항상 왜 이러는거지’라고 생각하는 대신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으니까’라고 생각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며 하고자 하는 일이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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