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공존하는 건축, 플로팅건축
▲ 한강 공원에 위치한 세빛둥둥섬 / 출처 : 머니랜드 |
지난 8월,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한강 둔치가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공원에 있는 편의점들은 침수 피해 없이 무사했다. 이 편의점들은 어떻게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플로팅건축’을 이용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플로팅건축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950~1960년대 미국에서 벌목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뗏목으로 이용하다가 허드레 나무를 재료로 물 위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게 시초로 전해진다. 이 기술은 현재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스웨덴 등 해수면이 육지보다 높은 지역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세빛둥둥섬, 한강 편의점 등 소수로 존재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플로팅건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플로팅건축(floating architecture)’의 사전적 의미는 물에 뜨는 부유식 함체(pontoon) 위에 지은 주거 또는 업무를 위한 건축물이다. 이는 건물의 무게를 이길 만한 부력을 내도록 밑바닥에 밀폐된 공간을 만들고, 물이 차면 부력에 의해 건물이 자동으로 떠올라 수위 변화 대처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물의 수위가 높아지면 건물이 떠오르지만 가장자리에 최고 높이 12m까지 지탱할 수 있는 쇠기둥이 박혀있어 건물이 떠내려가지 않는다. 플로팅건축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대비할 수 있으며, 탄소배출을 저감시키는 등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일부 선진국에서는 연안이나 호수에 플로팅건축물을 축조하여 주택·컨벤션센터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플로팅건축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 적합한 건축공법으로, 곶과 만이 끊임없이 연결되는 리아스식 해안과 많은 섬을 보유한 남해안과 서해안 등지에 매우 적합하다. 그중 군산시의 고군산군도는 해안의 수심이 일정하고 해안선이 만을 형성하고 있어 플로팅 주차장뿐 아니라 최적의 플로팅 주거단지로 활용하기에 적정하다. 또한, 교량으로 연결되는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등의 섬은 20여 개가 서로 감싸는 구조를 이루는데, 이는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내 플로팅건축물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 대학에서는 ‘플로팅건축’ 분야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건축·해양건설융합공학부 문창호 교수는 “우리 대학 플로팅건축연구단은 2010년 12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았다. 이에 따라 4년 반 동안 플로팅건축에 대한 제도적 개선, 기술연구, 군산시와의 공청회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바 있다. 또한,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체에 플로팅건축과 관련한 자문을 전하기도 하고, 학부의 경우 플로팅건축을 교육과정으로 넣어 학부생에게도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새만금청과 함께 플로팅사업연구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는 새만금에 알맞은 플로팅건축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연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플로팅건축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 기술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에너지 독립성 확보, 친환경 콘크리트 소재의 개발, 공간 디자인마케팅 관점에서의 프로그램 개발 등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우리 대학은 새로운 건축분야에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플로팅건축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고군산군도에서 플로팅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우리 대학 학우들 역시 관심을 갖고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군산시 역시 새로운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