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친구에게 관심의 힘을 보여줘
하루에도 몇 번씩 웃었다 찡그렸다를 반복하는 요즘 날씨, 많은 이들이 달라진 날씨에 적응하느라 고생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특히 갑자기 서늘해진 기온 탓에 우리 신체가 감기와 같은 많은 질병에 쉽게 노출되곤 한다. 여름도 가을도 아닌 지금, 우리는 한여름의 뜨거운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을이 보내는 찬 입김이 부담스럽기만 한 9월의 첫 자락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그날 날씨에 따라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를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비록 어제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몸 고생, 마음 고생했을 지라도, 내일은 가을이라는 낯선 친구와 정답게 인사를 나눴으면 한다.
그렇다. 언젠가는 머리가 시키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알아서, 달라진 날씨에 온전히 적응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로운 것은 다소 낯선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기에 다른 기준을 통해서 곧 ‘같음’의 존중을 받게 된다. 다만 여기에는 변화를 위한 다른 기준과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다면 바로 오늘, 가을 환절기와 같이 낯선 친구를 이해할 수 있는 낯설고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낯선 친구’라 함은 외부에서 오는 것을 생각하기 쉬우나,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미는 내부에서 존재하는 자기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들판에서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는 여자의 마음처럼, 우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감정의 기복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감정이란 마음 속에 흐르는 물 같아서 평온하게 흐르다가도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쉽게 동요할 수 있다. 한 낮에는 더워서 부채질하며 얼음물을 마시다가, 늦은 오후에는 옷을 한 겹 더 입고 움츠리는 요즘 날씨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즉, 우리의 마음이 자연과 닮아 있어서 자유롭게 흐를 수 있고, 하나의 현상에 얽매여 있으려고 하지 않아 변화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이 그 누구의 소유물이 아닌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가끔씩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자유롭게 변화하며, 그 변화는 우리 몸과 마음, 하나의 자연을 만드는 과정이 된다. 모든 것이 흐르고, 흔들리고, 혼란스러워 어느 것 하나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그런 때를 생각해보라. 좀처럼 측정할 수 없는 오늘의 기온처럼 게 정해지지 않은 정답 찾기에 기운을 쓰고 있을 나를 생각해보라. 환절기에 우리 몸이 아픈 것은 날씨 때문만이 아니라, 그 날씨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날씨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적어도 ‘이렇게 추울 줄 몰랐지’라는 후회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오늘의 날씨를 입력하는 정성으로 나에게 찾아 온 낯선 친구에게 관심을 가져 보자. 우리 자신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 한 낮의 기온이 아니라 내 마음 속 감정의 온도일 따름이다. 환절기 날씨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마음 속에 환기를 하는 일이다. 그것은 쉽게 말해 스스로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노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내 마음의 온도를 높인다면, 내 옆 사람에게 차디찬 바람대신 마음속 깊은 훈김이 전해질 것이다. 환절기에 훈훈하게 내 마음 읽는 방법, 오늘 바로 시작해야 늦지 않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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