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청년이 이끌어 가자
2010년 5월 외교부가 공공외교 원년을 선포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 외교부는 ‘청년’ 공공외교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작년에만 공공외교에 예산 90억원을 반영했다. 공공외교가 무엇이길래 외교부가 관심을 보이는건지 알아보자. 그리고 외교에 왜 청년이 들어갔는지 살펴보자.
우선 ‘공공외교’라는 용어는 냉전당시 미국의 외교관이었던 에드먼드 걸리온(Edmund Gullion)이 사용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 공공외교는 군사력, 경제력 중심의 하드파워를 보조하는 역할로서 사용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냉전의 종식, 뉴 미디어의 비약적인 발달, 시민의식의 변화에 따라 하드파워와 함께 문화, 예술, 스포츠와 같은 무형의 자산이 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외교 틀에 영향을 주었다. 기존의 외교가 정부 홀로 주체였다면 21세기 공공외교는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민간이 주체가 된다. 더불어 과거에는 정부 간 공식협상이 주 외교였다면 이제는 인터넷, SNS 등 디지털 매체가 중심이 된다. 간단히 말해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이 하나의 외교로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흐름에서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공공외교를 이끌어간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일구어 놓은 사회를 이끌어 갈 세대이다. 이들이 주체적으로 공공외교를 이끌어 가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 간다면 갈등과 반목의 사회에서 협력과 상생의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이 공공외교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은 기성세대간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에서 가질 수 있다. 기성세대는 각 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점을 취하기 위해 갈등이 쌓여가는 상태다. 이 갈등의 해소를 기성세대에게 맡기지 않고 청년세대들이 이끌어나간다면 청년들이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올바르게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공공외교의 목표를 단순히 문화 교류,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문화 그 자체의 가치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갖고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공공외교의 목표인 이해와 인정, 협력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이 주체가 되는 공공외교에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자. 청년, 그 중 고등교육을 배우고 있는 청년들이라면 그들의 전공을 타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철학 전공자가 타국의 철학 전공자와 교류 할 때 그 철학은 두 나라를 어우르는 진정한 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역사, 정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도 마찬가지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학문을 교류한다는 행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현 청년세대들의 학문 교류는 특별하다. 뉴 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물리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그들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피드백 또한 가능하다. 더불어 지식 접근이 쉽다는 정보화 사회의 특징은 대학(원)생들이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공외교를 행하는 주체가 단순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자국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공공외교를 행한다면 진실로 타국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문화가 외교력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리지 않을까? 분명 공공외교는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작업이고 이는 서로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 작업이 ‘자국을 위해’로 종결지어 진다면 이 작업은 문화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에 그칠 것이다. 문화를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문화 식민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심성을 갖고 공공외교를 대한다면 발전적인 공공외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나누는 작업이 온전히 그것으로 지켜지기를 원한다면 ‘자국’에서 ‘세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각 나라를 나누는 경계는 희미해져가고 갈등이 줄어들고 평화에 다가가는 작업임을 잊지 말고 공공외교를 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청년들이 공공외교를 하면서 가져야 할 책임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선물일 것이다.
편집장·안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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