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패스트 패션, 환경오염도 빠르게 한다고?
‘옷’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우리는 흔히 의, 식, 주를 사람이 살아갈 때 꼭 필요한 3요소라고 언급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의(衣)’를 살펴보면, 사회생활의 기본이 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 옷은 이전에 비해 기술의 발전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더욱 쉬워졌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옷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구매할 수 있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기 쉽다’는 자칫 ‘버리기 쉽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한 해에 1,000억 벌이 만들어지고, 330억이 버려지는 지금. 방대하게 생산, 소비되고 있는 옷은 어떤 문제를 불러오고 있고, 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말샘 사전에서 패스트푸드 패션은 ‘패스트푸드처럼 유행에 따라 소비자의 기호가 바로바로 반영되어 빨리 바뀌는 패션’이라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패스트푸드 패션(이하 ‘패스트패션’)을 만드는 대표 주자는 바로 ‘SPA 브랜드’이다. ‘SPA 브랜드’의 SPA는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로, 상표를 가진 회사가 의류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직접 판매를 통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앨 수 있어, 낮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들은 같은 이유로 고객의 니즈에 맞추어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데, 특히 유행에 맞는 세련된 옷을 만드는 데에 능하다. 이들은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특징도 있다.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SPA 브랜드’ 중 대표적으로는 △자라(ZARA) △스파오(SPAO) △에이치엔엠(H&M) 등이 있다.
한편, 패스트 패션 브랜드, 혹은 패스트 패션은 그에 수반하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이 옷들은 환경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술이 발전하고, 소통에 있어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며 패션의 유행은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그런 유행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는 상품의 회전 주기 역시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사용하는 원단은 주로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과 같은 합성 섬유인데, 이들이 사용하는 합성 섬유 원단은 △옷을 만들 때 △가정에서 세탁할 때 △처리될 때 모두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먼저 옷을 만들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청바지를 예로 들면, 1벌을 생산할 때 약 7,000L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주로 세탁기를 이용하여 빨래하는데, 그때 옷은 수로를 타고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 그리고 다 입고 해진 옷이 처리될 때는 땅속에서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지속 가능한 패션이다. 이것은 현재 소비자에게 ‘친환경 섬유의 개발’의 형태로 다가서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는 오션 플라스틱이 함유된 재생 원단을 사용하여 팬츠, 신발 등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또, 한국의 회사인 △효성티앤씨에서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해내는 리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7월부터 21F/W 제품용으로 노스페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커버낫에 자신의 기술력이 들어간 재활용 섬유인 ‘리젠서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이라는 글자만 보고 제품을 골라서는 곤란하다.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친환경 제품인 척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친환경 이미지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이러한 행위를 ‘그린워싱’이라 하는데,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국제소비자보호집행기구(ICPEN)에서 매년 그린워싱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워싱에 속는 것은 소비자지만,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소비자뿐이다. 소비자의 주권인 ‘소비’는 오직 소비자에게만 있다. 무작정 소비하기보단, 한 번 더 살펴보는 자세를 가진다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