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군대’, 부정적 시선 많아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헌법과 병역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병역에 복무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39조 1항, 병역법 제3조 1항)는 병역의 의무. 많은 남자들이 병역의 의무에 대해 부담감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으며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남성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해 학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답변을 들어봤다.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문대학 ㄱ학우는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과 육군 복역 중 발생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사고 등의 군대 문제를 자주 접하고 있는데 군대 내부의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두려움이 생긴다”며 “적당한 시기에 사고가 나서 면제되면 좋겠다, 공익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등의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한다. 자연대학의 ㅂ학우의 경우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방송에서 병역비리내용이나 건강한 연예인이 공익으로 배정받은 내용을 접할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대에 가 있는 기간으로 인해 타인보다 뒤쳐진다는 부담감 역시 군대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대학 ㄱ학우는 군대에 다녀온 후 복학을 하고 보니 여자 동기들은 대부분이 이미 취업을 나간 상태였다며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대학의 ㅂ학우 또한, 이 같은 심정을 털어놓는 한편 “군대에 다녀오니 교과과정을 비롯해 여러 영역에서 바뀐 내용이 많아 학업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고 사회와 동떨어진 생활이 빚어낸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 입대를 앞둔 많은 학생들이 걱정하는 군대 내 폭행과 억압적 분위기에 대해서는 군대를 다녀온 다수의 학우가 줄었거나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변을 했으며 가혹행위를 막기 위해 군대 내에서 주기적으로 면담과 설문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시설면에서도 예전과는 달리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그러나 그 이면에, 오히려 폭언과 무시 등의 행동을 경험하며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의견도 다수 나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육체적인 폭행 또는 가혹행위 외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대 경험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됐다는 학우도 다수 있었다. 공과대학 ㄱ학우는 “군대 내에서 생활하며 했던 생각들과 동고동락한 동료들의 추억이 현재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히며 “군 복무기간동안 나를 돌아보고 내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본 것이 현재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사회대학의 ㄱ학우 또한 “싫은 사람이 있어도 함께 지낼 수밖에 없는 부분이나 훈련이 힘든 부분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험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직까지 군대 내부에 잔재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완전히 불식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군대 내부에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군인들의 군대 생활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모습에서 군대의 풍토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예비 군인들도 스스로 군대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과 의무감을 키우기보다는 군대 생활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고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군대가 억압과 공포의 공간이 아니라 가치를 발견하고 개인이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