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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Camino de Santiago
바야흐로 걷는데 제격인 가을이다. 한 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은 저만치 힘을 잃었고, 구수한 내음을 풍기는 길가의 누런 풀잎, 그리고 산들바람은 세상 그 누구도 걷기 싫다는 핑계를 대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이다. 걷기는 무척 단순하고 소박하다. 등산 갈 때처럼 멋들어진 등산복도, 지팡이도 필요 없다. 허접한 운동화여도, 펑퍼짐한 운동복을 입어도, 하물며 푸석한 얼굴로 걷기에 동참해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행복해진다. [https://storage.googleapis.com/cdn.media.bluedot.so/bluedot.kunsan-univ-press/news/photo/201309/1548_915_445.jpg] 걷는 행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사색을 꼽고 싶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힘들었던 일들, 행복했던 순간, 그리고 머릿속 고민들이 주마등처럼 왔다 사라진다. 가끔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의 희열도 있고 후회의 성찰이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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