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먼저

당신의 머릿속에는 종종 당신이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순서 없이 어질러져 있을 때가 있다. 그때에 당신은, 이 많은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려 애쓰는가.

사실 이렇게 정신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일들이 서로 엉켜 마치 가시덤불과 같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어찌어찌 시작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어질러져 있는 상태에서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사소한 일에 정신을 쏟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나타내주는 고사성어가 있다. ‘다른 일에 정신이 뺏겨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라는 뜻을 가진 독서망양(讀書亡羊)이다.

장자(莊子)의 병무편(騈拇篇)에서는 장(藏)과 곡(穀) 두 사람이 한 집에 살면서 함께 양을 돌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둘은 어느 날 양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것에 대해 그들은 어떤 일을 하다가 양을 잃어버리게 되었냐고 추궁을 당한다. 그러자 장은 “댓가지를 옆에 끼고 책을 읽다가 양을 잃었다”고 대답했으며, 곡은 “주사위 놀이를 하느라 양을 돌보지 못하고 잃어버렸다”고 대답했다. 이 두 사람은 결국 중요한 ‘양을 돌보는 일’보다 자신의 사소한 일에 정신이 팔려 그야말로 ‘망건 쓰고 세수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만의 일이 아니라, 그 개인을 둘러싼 집단에서도 중요시되는 문제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일만을 중요시 여겨 전체 집단의 중요한 일을 제쳐두게 된다면 그 집단의 일은 그 한 사람 때문에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그렇기에 개인의 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에만 정신을 쏟지 말아야 하며, 중요의 순서를 파악한 뒤 집단의 일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자신의 본래 직업이나 의무를 망각한 채 다른 것에 손을 대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증권회사에서 더욱 중시해야 하는 ‘질’보다 ‘양’을 중시한다던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남겨둔 채 다른 사람의 일에 관섭한다거나, 학생들이 공부를 망각한 채 무작정 놀기만 하는 등의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이 예시들처럼 중요한 일이 어떤 것인지 정리가 안 될 때에는 메모장에 해야 할 일들을 작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면 그것들을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은 무척 쉬운 일이 될 것이다. 사소한 일을 하다가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것과 같은 어리석고 후회되는 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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