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뒤 부담… 고물가 속 신학기 소비 급증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3월 신학기를 맞아 대학생들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필요와 욕구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PC 같은 전자기기부터 의류·문구류까지 ‘개강 준비’ 명목의 지출이 집중되는 가운데, 새 학기를 맞는 설렘과 기대감은 자연스럽지만, 고물가 상황 속에서 이러한 소비 증가가 대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의 체감 생활비 부담은 크게 높아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식비와 교통비, 주거비 등 필수 지출 항목의 부담이 특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며 청년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이 되면 대학생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이 병행되면서 고사양 노트북이나 최신 태블릿 구매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개강 맞이 의류 쇼핑과 다이어리·필기구 세트 구매도 활발하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학기 필수템’ 목록이 공유되며 소비를 자극하기도 한다. 문제는 ‘필요’와 ‘욕구’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업에 꼭 필요한 기기인지, 단지 최신 모델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 없이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새 출발’이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각종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 SNS 인플루언서들의 개강 준비 콘텐츠는 소비 욕구를 더욱 부추긴다.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 사진, 최신 전자기기로 채워진 ‘개강 브이로그’는 일종의 기준처럼 제시되며 비교 심리를 자극한다.
이러한 소비는 단기적으로는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 할부 결제나 소액 대출을 통해 지출을 감당하는 경우, 이후 몇 달간 고정 지출이 늘어나 생활비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아르바이트 시간 증가로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신학기의 과도한 소비가 학업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기업들은 청년층을 주요 소비층으로 설정하고 ‘개강 특가’, ‘대학생 전용 할인’ 등의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여기에 SNS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광고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구매 결정을 가속화한다.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전공서적을 공유하며 지출을 줄이고 있다. 또한 교내 도서관 자료 활용이나 전자기기 대여 서비스 이용 역시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신학기 준비를 소비 확대와 동일시하기보다,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또한 하나의 준비 과정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일부 학생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전공서적을 공유하며 지출을 줄이고 있다. 또한 교내 도서관 자료 활용이나 전자기기 대여 서비스 이용 역시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신학기 준비를 소비 확대와 동일시하기보다,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또한 하나의 준비 과정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물건을 장만하기에 앞서, ‘정말 필요한 준비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학업 계획을 세우고 시간 관리를 체계화하는 일, 전공 관련 역량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일 역시 중요한 신학기 준비다. 물건의 교체가 곧 출발선의 변화는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물가 시대의 신학기는 설렘과 부담이 공존하는 시기다. 소비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을 형성하려는 개인적 노력과 함께, 청년층의 경제적 현실을 고려한 사회적 논의도 요구된다. ‘새로움’의 기준을 물건이 아닌 목표와 태도로 전환할 때, 신학기의 의미도 한층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