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에 줏대를 잃지 말고 냉철함을 유지하라는 경고

정보화시대의 도래는 기존보다 더욱 많은 자료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신속하게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즉, 대중에게 정보를 더욱 용이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대한 낙관론자는 정보화시대가 기존의 계층구조를 파괴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가 그러한가? 계층구조와 세대 간의 차이에 따른 정보의 차별화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다. 거기에 정보수용자가 줏대 없이 정보를 수용하다 보니 정보의 참됨을 구분하지 못하고 선동에 휘둘리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이러한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선동에 약하다. 이는 수용자가 정보를 수용하는 것과 관련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렇기에 줏대 없이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고 만다. 『전국책(戰國策)』 ‘위지(魏志)’에 방총(龐悤)이 말한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위나라 방총은 태자를 모시고 조나라 인질로 가게 됐다. 방총은 혜왕에게 “한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라 하자 혜왕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방총은 “두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라 하자 혜왕은 그래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다시 방총은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라 하자 혜왕은 “그렇다면 믿을 수밖에 없지”라 했다. 방총은 “누구라도 시장에 호랑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허나 세 사람이 똑같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을 모함하는 사람은 세 사람이 아닐 터이니 짐께선 신중히 살펴주시길 바랍니다”라며 그는 조나라로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모함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혜왕은 방총의 말을 잊고 그를 의심하게 되고 방총은 더는 조정에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이 삼인성호의 유래다. 방총의 말은 호소력이 짙으며, 소신과 줏대가 있는 자라면 그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방총은 모함하는 이들에 의해 조정에서 쫓겨나가고 말았다. 요제프 괴벨스가 말하길,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라 했다. 사람은 선동에 당하기 쉽다. 괴벨스는 또 “선동은 단 한마디면 되나, 선동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반증이 필요로 한다”고 했다.
그렇다. 오늘날 사회, 특히 인터넷과 SNS을 보면 무분별한 정보들이 우리에게 너무나 쉽게 노출돼 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 눈치 채지 못한 채 “~라 하더라”라는 식의 정보를 경계심 없이 받아들인다. 이렇게 선동당한 우리는 그 진실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무의식적으로 다른 이들을 선동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날의 ‘선동’이다.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사는 만큼 우리는 많은 편의를 얻게 됐다. 하지만 우리는 더욱 소신 있는 판단을 해야 하게 됐고 정보를 구분하는 줏대를 가져야만 한다. 그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본 소양이 아닐까?
 

유일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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