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우롱하는 ‘막장드라마’ 이대로 괜찮은가

사회자 : 오늘날의 방송산업은 우리에게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는데 있어 큰 영향을 주는 필수산업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는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자아내는 감동과 웃음, 대리만족감 등을 시청자에게 안겨 주면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렇기에 드라마는 언제나 주요 이야깃거리이며 대중들이 현대의 바쁜 일상 속에서 하나의 ‘낙(樂)’으로 삼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최근 오로지 시청률만을 생각하는 ‘막장드라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애초 120부로 기획되었으나 지난 9월, 갑작스럽게 30회를 연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시나리오를 뒤엎고 다소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를 펼치고 있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시청률 지상주의’를 들고 비난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학우의 이름은 요청에 의해 기재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찬성자 : 방송사도 결국은 하나의 기업체이므로 그만큼의 수익성을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당연한 행위입니다. 특히 방송산업에 있어 시청률은 수익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므로 이에 따라 방송의 존폐가 좌지우지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막장드라마’는 현실적인 배경 하에 시청자들에게 일어나기 힘든 자극적 상황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원하는 시청자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청률 지상주의는 방송사 입장에서 최고의 생존 전략이 된 것입니다.

♠반대자 :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 방송사가 시청률을 고려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현재 ‘오로라공주’에서 보여주는 시청률 중심의 ‘막장’은 그 정도가 너무나도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광고수익을 겨냥한 극중 억지스러운 PPL이 시나리오 전개에 있어 기존 흐름을 흐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다수의 주·조연 배우들을 연속적으로 깡그리 하차시키는 행위는 연출자의 권력 남용이며, 이는 시청자를 기만한 행동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시청률 지상주의는 이제 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현상입니다.

♤찬성자 : 현 방송사가 수익성, 즉 시청률을 우선시하면서 그에 따라 방송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은 방송과 드라마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에 그칠 뿐입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기존 흐름을 흐리는 시나리오 전개는 ‘엽기’전략을 강하게 추진한 것으로, 즉 말이 될 수 없고 매우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갑작스런 하차 현상은 ‘시청률’ 측면보다는 ‘드라마 제작비’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방송사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비의 대부분은 배우에게 지불되는데 방송사 측에서 이를 지불할 수 없게 되면서 그 결과 갑작스럽게 하차시킨 것입니다. 현재의 체제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청률이 높아야 하는데, 결국 방송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시청률 지상주의는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자 : 시청률 지상주의가 비난받는 것에는 방송사의 태도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현 방송사는 경쟁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앞서 말씀하신 대로 시청률에 의해 존폐가 결정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시스템이 방송사는 무한경쟁과 시청률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낳고 있는데도 이러한 체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시청률 지상주의는 방송국의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온 하나의 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자 : 이처럼 시청률 지상주의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찬성 측은 현 체제 내 높은 시청률이 고수익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청률 지상주의는 자연스럽게 수용해야 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반대 측은 과유불급을 인용하면서 방송사가 수익만을 추구해 시청자를 고려하지 않은 독단을 저지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단지 경쟁체제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청률 지상주의를 수용하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자연스레 넘길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본바 현 방송사 내의 경쟁 시스템이 시청률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시청률 지상주의의 수용은 현 방송사간의 경쟁체제가 불러일으킨 현상입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경쟁체제와 같은 내부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하며 이번 토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유일탄 수습기자
yit3920@kun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