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속 태극기
붉게 타오르던 심장이
한줌의 검은 재가 되었다
영원히 잠들게 되었다
능음처럼 차가운 땅에
아아, 숭고한 영혼들이여
투명하고 맑은 우물처럼
숭고한 영혼들의 얼
고결한 우물을 끌어 올려
한 모금 한 모금 마셔본다
곧은 나무와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
깊고도 고귀한 물이구나
아아, 숭고한 영혼들이여
태양이 밝게 떠오르고
구름이 고요히 흘러가고
햇살이 따스히 비춘다
이러한 날이 오기위해
이러한 날이 영원하기 위해
땅위에 붉은 심장을 묻고 떠난
숭고한 영혼들이여
마치 가시고기의 희생처럼
만물을 품고 있는 대지처럼
그들은 가시고기와 같고
대지와도 같구나
아아, 숭고한 영혼들이여
먹구름 위 홀로 서있는
태극기를 위해
쓰러질듯 위태로운
태극기를 지키기 위해
가슴 속에 태극기를 묻고
떠난 숭고한 영혼들
붉게 타오르던 그들의 심장은
검은 재가 되었지만
어느새 그들의 붉은 심장은
나의 가슴 속
깊게 뿌리잡고 있었다
심장 속 펄럭이는 태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