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 새롭게 조성된 문화유산 탐방로 ‘미룡역사길
우리 대학 내에는 마한시대부터 현대까지 1,500여 년을 이어온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긴 세월이 흐른 탓인지, 우리 대학 학우들을 포함한 대부분 사람에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우리 대학 박물관은 대학 내 자리한 4개소의 문화유산을 하나의 코스로 엮어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미룡역사길’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진단에서는 ▲미룡역사길의 4개소 문화유산 탐방로를 알아보며, 어떠한 역사가 담겨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공과대학 부속공장 서쪽 능선 정상에 있는 △미룡동 고분군은 능선과 나란히 자리한 길이 26.4m, 너비 15.6m의 매우 큰 무덤으로, 지금까지 조사된 마한 무덤 중 다른 조사 예가 없는 특이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마한 지배층의 무덤으로 주변에 마한 중심의 패총과 주거지 등 생활유적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어 이 시기 군산지역 마한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출토유물은 토기와 철기류가 대부분으로 우리 대학 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다음은 공과대학 부속공장 앞에 있는 △미룡동 고려 고분이다. 이곳은 군산에서 처음 조사된 고려 시대 무덤으로, 1996년 인문대학과 공과대학을 잇는 작은 도로를 확·포장하는 공사 중 청동제 뒤꽂이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긴급 발굴 조사된 유적이다. 이 유적은 유물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던 시기에 작은 유물을 지나치지 않고 발굴조사로 이어지게 했으며, 특히 우리 대학 직원 선생님들과 백제문화연구회 학생들이 발굴 조사에 직접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곳이다.
다음은 공과대학 2호관 뒤 능선 경사면에 있는 △미룡동 6·25 전쟁 민간인 학살 터이다. 이 유적지는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가 깃든 공간이다. 1950년 9월 27일, 북한 공산도당이 미룡동(미면) 일대의 주민 120여 명을 처참하게 집단 학살한 굴이 있었던 곳으로 당시 군산을 침입했던 북한 공산도당은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과격파들의 선동으로 대대적인 학살계획을 세웠고, 한밤중에 미면 마을 주민을 이곳까지 끌고 와 몽둥이와 죽창과 대검으로 무참히 학살하였다.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고은의 자전소설인 ‘나, 고은(1994)’에 상세 묘사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해양과학대학 양어장 앞에 있는 △와어혼비이다. 과거 ‘희생된 생물의 혼을 위로하자'는 담당 교수의 제안으로 학생들과 뜻을 모아 1963년 11월 19일 무덤 앞에 와어혼비가 세워지게 되었으며, 첫 와어제를 지냈다. 와어제는 196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해양생명과학과의 중요한 연중행사다. 우리 대학의 와어혼비와 와어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물을 위한 위령비이자 위령제이며, 이는 생명의 존엄성을 소중히 여긴 따뜻한 마음과 정신이 깃든 중요한 교육 유산이다.
이렇게 미룡역사길 4개소의 문화유산 탐방로를 모두 알아보았다. 우리 대학 박물관은 앞으로 ‘미룡역사길’을 캠퍼스 투어와 역사교육의 살아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이를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박물관에서 미룡역사길 코스 안내 및 해설도 진행한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우리 대학의 역사 문화공간이 문화적 플랫폼으로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우리부터 관심을 가져보자.